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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이스라엘인 방화에 팔레스타인 18개월 아기 숨져

입력 : 2015-07-31 23:29:46 수정 : 2015-07-31 23: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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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등 가족 3명도 중상…팔레스타인은 전쟁 범죄로 제소 시사
이스라엘 총리·국방장관도 "테러 행위" 비판
극우 이스라엘인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로 집에서 잠을 자던 생후 18개월 된 팔레스타인 아기가 목숨을 잃는 참극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 사건을 전쟁 범죄로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뜻을 내비쳐 이-팔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요르단강 서안 북부 나블루스 인근의 두마 마을에서 팔레스타인 가족이 사는 집에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알리 다와브샤'란 이름의 아기가 숨졌다.

부모와 4살 된 아들 1명 등 3명은 심한 화상과 연기 호흡으로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기의 아버지는 불이 나자 아내와 4살된 아들을 간신히 구해냈으나 그 아기는 구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전신의 최대 75%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이 집의 내부도 불에 타 심하게 그을린 장면이 현지TV에 방영됐다.

이번 불은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 사는 극우 성향 이스라엘인이 화염병 또는 화염 폭탄을 던지면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범인들의 방화로 이 마을 두 집에서 불이 났는데 다른 한 집 내부에는 화재 당시 아무도 없었다.

복수의 팔레스타인 치안관계자는 정착촌 주민 4명이 팔레스타인 마을 입구에 있던 집의 창문을 깨고 나서 그 안에 화염 폭탄을 던졌고 벽에 낙서를 휘갈긴 뒤 도주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집 인근에서 '복수' '메시아여 영원하여라' '프라이스 태그'라는 뜻의 히브리어 낙서가 발견됐다.

팔레스타인은 즉각 강력히 반발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행한 전쟁 범죄의 하나로서 이 사건을 ICC에 제소하길 원한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일 깰 때마다 비슷한 범죄를 경험한다"며 "이 사건은 범죄인 동시에 비극이다. 우리는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위 간부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잔혹한 아기 암살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에 있다"며 "그 정부가 정착촌 주민의 테러리즘에 면책을 부여해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 사건 직후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번 끔찍한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며 "누가 범행을 저질렀든 간에 테러 공격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야알론 국방장관도 "방화와 팔레스타인 아기의 피살은 테러리즘 행위"라면서 "테러리스트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숨을 빼앗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와 이스라엘군, 경찰이 수사에 나서 범인을 잡을 때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당국에 "정착촌 거주자들의 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보이고 현지 주민 보호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정착촌의 극우 유대인들은 그동안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 기독교 교회와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잇따라 공격해왔다. 이들은 '프라이스 태그'(Price-tag) 등의 낙서를 남겨 보복행위임을 천명한다.

예루살렘에서는 지난해 7월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이 16세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한 뒤 인근 숲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 살해한 일도 있었다.





gogo213@yna.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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