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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만화로 읽는 부자들의 사회학 외

입력 : 2015-08-21 22:50:51 수정 : 2015-08-21 22: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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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부자들의 사회학(미셀 팽송, 모니크 팽송-샤를로 지음·양영란 옮김·마리옹 몽테뉴 그림·갈라파고스·1만3500원)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부자’는 사실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혜롭게 똘똘 뭉친다. 정치권과 긴밀히 협력해 부자 감세와 긴축재정을 얻어내고, 그 고통을 슬그머니 일반 대중에 전가한다. 사회학이니 계층 연구니 하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을 위해 프랑스 부부 사회학자가 부자 집안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내용을 만화에 담았다. 로또에 당첨돼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소시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살아가면서 부딪치 문제들을 통해 부자의 조건, 부를 유지하는 전략, 부자들의 상징적 폭력 등을 설명한다. 문화자본, 사회자본, 가족자본 없이 그저 ‘돈’만 있는 주인공이 왜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없는지 보여주면서 부자 동네에 집중된 권력과 돈이 대물림 되는 과정을 설파한다.

유학자의 동물원(최지원 지음·알렙·1만7000원)=“한 마리 족제비가 온몸에 진흙을 발라 머리와 꼬리를 구분할 수 없도록 하고는 앞발을 모으고 썩은 말뚝처럼 사람같이 밭둑에 선다. 그러면 다른 족제비는 눈을 감고 죽은 듯 그 밑에 누워 있다. 까치는 죽은 듯 누운 족제비에게 갔다가 꿈틀하는데 놀라 썩은 말뚝으로 분장한 족제비에게 옮겨 앉는다. 그 놈이 입을 벌려 발을 깨문 뒤에야 이들의 교묘한 꾀에 속았음을 깨닫게 된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 나오는 족제비에 관한 서술이다. 이덕무처럼 조선의 유학자들, 특히 실학자들은 동물에 관한 기록들을 많이 남겼다. 동물의 세계를 묘사하면서 인간 세계를 희화화하고 풍자하는 것이다. 유학자들의 동물관은 인간과 동물의 마음이 한 갈래에서 나왔다는 ‘만물친족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대한 전쟁 위대한 전술(양욱 지음·플래닛미디어·2만2000원)=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인 저자가 세계사를 바꾼 명전투 19건을 선정해 소개한다. 고대에는 단 한 번의 전투로 전쟁의 승패가 갈리는 일도 있었다. 전쟁의 승패는 대형을 어떻게 짜서 적의 약점을 노리느냐에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쟁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전투는 더 치밀한 두뇌 싸움을 요구하게 됐다. 자칫 길어질 수도 있는 전투를 잘 운용하는 전략과 전술을 짜는 것이 중요해졌다. 저자는 서구 보병 전술의 기틀을 세운 고대 마라톤 전투(기원전 490)부터 중세 봉건제 성립의 계기가 된 투르-푸아티에 전투(732), 근대 유럽의 지도를 결정한 워털루 전투(1815)까지 명전투 속에 숨은 고도의 전술과 절묘한 ‘신의 한 수’를 짚었다.

빵과 벽돌(빌프리트 봄머트 지음·김희상 옮김·알마·1만6000원)=환경과 기후 문제를 집중 취재해온 독일 기자 빌프리트 봄머트는 앞으로 지구에 먹을거리와 관련한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베를린, 런던, 도쿄 등 대도시 시민들이 비축해 둔 식료품만으로는 고작 72시간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경작할 땅이 조금이라도 있는 농촌 빈민은 버틸 수 있지만, 도시인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어 베이징, 방콕, 암스테르담 등 일부 도시 시민이 다가올 식량 위기에 맞서 벌인 일화들을 소개한다. 건물 옥상에 작은 밭을 가꾸고 현관 앞 자루에 화분을 만드는 등 저마다 가능한 방법으로 조금씩 자급자족을 하는 것이다.

상상하면 이긴다(크리스 버딕 지음·이현주 옮김·프런티어·1만6000원)= 프리랜서 과학 기자 크리스 버딕이 ‘기대 심리’에 관한 갖가지 연구 결과를 설명한다. 인간의 ‘기대’는 착각, 심지어는 속임수를 기반으로 한 것 같지만 좋든 나쁘든 현실을 만들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기대는 학교와 스포츠 경기장, 주식시장을 운영하게 하는 연료다. 기대는 가짜 약에도 통증을 없애는 효과를 낳고 시민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일어나게 하는, 자기실현 능력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한계에 맞닥뜨린 육체와 기대 심리의 관계를 포착한다. 기대 심리가 몸의 한계를 극복하게 도와주기도 하고, 오히려 부담감과 불안감의 기대 심리가 가능한 일도 못하게 막는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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