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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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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26 20:26:52 수정 : 2015-08-26 20: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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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경시의 시대다. 자살과 살인이 너무도 쉽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것이나, 남의 생명을 눈 한 번 끔뻑이지 않고 빼앗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고귀함은 귀천, 학력, 성별에 구애받을 수 없다. 하나같이 귀한 생명이다. 사람이든 만물이든 이 땅에 나올 때는 존재해야 할 각자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은 재능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天不生無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

사리가 이러함에도 한국 사회는 어느덧 죽음의 문화가 생명의 문화를 압도하는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며 돈, 원한, 치정, 성폭력 등과 연계된 살인이 빈번하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며, 부모 자식이 서로를 죽이며, 제자가 스승을 살해하는 반인륜적·패륜적 범죄가 점증하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이유 없이 충동적으로 생명을 빼앗는 ‘묻지 마 살인사건’도 적지 않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투신자살한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천명(天命)’을 거스르는 죽음, 죽음 등!

지금은 힘들더라도 때를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갖고 고귀한 생명을 버리지 말며, 남의 목숨 귀한 줄도 알아야겠다. ‘채근담’은 “하늘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어 억눌렀다 펴기도 하고 폈다가 억누르기도 하니(天地機緘不測 抑而伸 伸而抑) 참된 사람은 운명이 어긋나게 와도 바른 이치로 맞이하라(顚倒豪傑處 君子只是逆來順受)”고 용기를 주고 있잖은가.

생명의 절대가치가 존중되기는커녕 길거리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처참하게 밟히는 안타까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사람의 생명가치에 눈떠야겠다. “사람은 천지의 중심이고 만물의 주인이다!(人 位于天地的中心 成爲萬物的主宰)” 수나라 수길의 ‘오행대의’가 밝히고 있는 인간생명의 고귀함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天不生無祿之人 : ‘하늘은 재능 없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는 뜻.

天 하늘 천, 不 아니 불, 生 날 생, 無 없을 무, 祿 녹 록, 之 갈 지, 人 사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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