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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업 강행 현대重 노조, ‘청년 백수’ 눈물은 안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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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26 20:33:06 수정 : 2015-08-26 2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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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기어코 파업을 감행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 파업으로 방산물자를 담당하는 특수선사업부를 제외한 울산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작동을 멈췄다. 노사는 올해 임협에서 17차례 만났지만 의견 차이가 심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외에 직무환경수당, 고정성과급까지 월 25만원을 더 달라고 요구한다.

노조의 요구는 회사의 경영사정을 외면한 자기 밥그릇 챙기기란 지적이 적지 않다. 노조가 4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던 지난해 회사는 3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올해도 조선경기 불황 여파로 지난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임금을 깎고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도 시원찮을 판이다.

노조의 파업은 일반통념을 한참 벗어났다. 파업 동력을 높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현금과 상품권을 지급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다른 메이저 조선사들과 다음달 9일 공동파업을 벌인다는 일정표까지 짜놓고 있다. 불황에 허덕이는 조선업계 전체를 위기의 수렁에 몰아넣는 ‘물귀신 작전’이나 진배없다. 노조는 자신들의 일탈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백수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등 5개 청년단체는 노동시장 개혁에 반대하는 강성 노조가 청년일자리 창출의 ‘주적’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청년들의 고용난 해소를 위해선 임금피크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 청년본부’를 발족시켰다. 조승수 임금피크제도입청년본부 공동대표는 “약자를 대변하는 집단으로 포장해온 노동계가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청년 실업자의 고통과 시름을 끝내 외면한다면 결국 기득권과 밥그릇 지키기에 골몰한 집단임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득권의 꿀맛에 취한 귀족노조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고언이다.

한국노총은 어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4개월 만에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선언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노총은 자기 입맛대로 협상장을 들락거리는 구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나라 경제를 짊어진 노동계의 한 축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수많은 청년과 비정규직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자기 배를 불리기 위해 약자들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지탄을 받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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