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특별기고] 자랑스런 진짜 사나이들에 박수를…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5-08-27 21:21:46 수정 : 2015-08-28 01:38: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역일이 8월25일이었고, 이등병 때부터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이 두 차례나 도발했고 준전시상황까지 이르게 되면서 병사들과 함께 싸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우들과 같이 싸운다는 마음에 두렵지 않아 (전역) 연기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최근 온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남북 간 대치국면에서 제대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육군 3사단 소속 조민수 병장의 말이다. “도발 소식을 접하고서 전우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며 대기했다”는 조 병장은 “우리 전우들은 군을 믿고 서로를 믿었기에 두려움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흔들림이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매설 폭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병사들은 조 병장 외에도 8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명 병무청장
나라지키기 대열에 합류한 것은 비단 현역병사만은 아니었다. 많은 예비역이 과거 군복무 시절의 사진 등과 함께 “지금 대기 중! 불러만 주세요.”, “전역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칠 각오가 돼 있습니다.”, “동원령 선포 시 신속히 소집에 응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는 댓글로 결연한 의지를 표현했다. 한 여성은 중위 계급장이 달린 전투복 사진을 올려놓고 “저도 남편 보낼 준비가 됐습니다”라며 남성 못지않은 결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오랜 세월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호국정신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유사 이래 끊이지 않았던 무수한 외침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라를 지켜낸 백성의 저력과 충심이 여전히 우리 속에 살아 있었던 것이다. 왜적의 침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나라를 구했던 임진년 의병의 기상은 일제강점기 항일의병과 대한광복군으로, 6·25전쟁 때는 국민방위군과 학도의용군으로 계승돼 왔다. 그 과정에서 병역은 나라를 지키는 특권적 의무로 존중돼 왔으며 긍지와 명예의 원천으로 자리 잡았다. 실로 자랑스러운 우리만의 전통이요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조 병장’들이 자신의 안위보다 조국을 지키는 데 젊음을 바치고 있다. 이왕이면 조금 더 힘들더라도 제대로 군복무를 해보겠다는 각오로 최전방 수호병을 지원하는 입영대상자가 늘어나는가 하면, 군복무의 의무가 없는 국외영주권자가 자원 입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 등으로 병역을 감면받았음에도 질병을 치료한 뒤 다시 신체검사를 받고 자원해 병역을 이행하는 대견한 젊은이도 상당수에 달한다. 현역병 외에도 사회복무요원과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으로 경제와 복지 분야에서 묵묵히 힘을 보태는 젊은이도 자랑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우리의 소중한 아들이자 형·동생인 2030세대들은 병역의 신성함과 소중함을 몸소 실천해 보여줬다. 이들의 위국헌신의 충정이 국민적인 공감과 참여로 이어지면서 모처럼 국민이 하나 되는 가슴 뜨거운 장을 연출할 수 있었다. 어려움을 맞아 각자 제 한 몸 챙기기에 분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고 공동체를 위해 기여할 바를 찾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전·평시 병력동원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로서, 무엇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는 우리 젊은이의 용기에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박창명 병무청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