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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美서 바라본 격변기의 한국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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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30 23:09:11 수정 : 2015-08-30 23: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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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日 갈등 변곡점 찍고, 남북 긴장 국면 풀리자… 美 정가선 안도 분위기
예측불허 국제정세 속… 韓·美정상회담 등 통해
국익 지킬 외교전 기대
29일부터 9월2일까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북극 외교장관 회의 참석, 직후 4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수행.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8월 말·9월 초 일정이다. 윤 장관은 지구의 동·서쪽의 양대 강국 영토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한다. 이들 행사는 각국의 정상과 외교장관을 불러모으는 세력의 대결장이기도 하다.

한국 외교가 직면한 상황이 긴박하다. 역동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다행히 하한기였던 8월에 한국 외교가 이뤄낸 변화무쌍한 변주는 계속될 태세다. 지난 8월 3일 특파원 칼럼(후반전의 박근혜, 4쿼터의 오바마)에서 필자는 대북·대일 외교전서 우리 정부의 의미 있는 선전을 기대했다. 북한에 대해선 기조 유지, 일본에는 변화로 표현되는 박근혜정부의 외교 행보에 치열함을 주문하는 내용이었다.

박종현 워싱턴 특파원
칼럼이 실린 이튿날인 4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시작된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북한의 전쟁 위기감 조성으로 한반도의 상황이 각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펼쳐졌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이뤄졌고, 일정한 성과를 낸 것이다. 남북은 지속적인 대화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까지 논의했다. 현재로서는 ‘합격’ 점수를 줄 만하다는 평가가 많다. 외교라는 게, 특히 북한을 상대하는 외교는 테이블 위에 노출된 내용과 테이블 밑에 요청받는 내용이 다른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렇다.

8월 한국 외교의 또 다른 축으로 인식됐던 일본과의 갈등도 변곡점을 찍는 분위기다. 광복절 하루 전날 발표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담화는 군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사죄 표현을 명시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 다만 “이전 정부의 역사 관련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내용 때문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 이전에 비해서는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미국의 시각이 그러하다.

최근의 상황 전개에 미국 정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에도 브리핑을 받으며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일련의 한반도 외교전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행동했을 미국이 한숨을 돌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 담화 발표 직후 곧장 ‘긍정’ 혹은 ‘합격’으로 해석되는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의 성명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에 신호를 보냈다. 미국 외교가의 고위 관계자는 아베 담화를 지켜보는 각국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불합격 수준은 아니니, 이만하면 됐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일본의 잘못을 좀처럼 시인하지 않는) 아베 총리에게는 나름 받아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동북아의 판을 깨뜨리지 않으려는 미국 나름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남북 고위급 회담도 우리 정부만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여기기는 힘들다. 한·미 연합 훈련이 이어졌기에 양국의 고위당국자들이 매일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은 불문가지다.

9월 초 박 대통령의 방중과 전승절 열병식 참석도 같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이 박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는 ‘한국 입장 이해’로 정리했다는 게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의 전언이다. 미국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미국 외교의 중요한 축인 것처럼, 한국 입장에서 중국의 역할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했다. 상대 국가의 외교 기득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런 점에서 다시 우리 차례다.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등 하반기에 이어질 외교전에 이런 기조가 반영돼야 한다. 우리도 북한에 대한 우선권 등 ‘한국의 기득권’을 인정받는 구도를 미국·중국·일본 등의 이해 내지 협조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주변 강대국이 북한 문제 등 우리 외교의 상황 전개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8월 격변기에 우리 외교가 이룩한 성과처럼 말이다.

박종현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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