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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 첫 단추 잘 끼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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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30 23:09:35 수정 : 2015-08-30 2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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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8·25 남북 합의에 대해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며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전했다. 앞서 8·25 합의 주역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당국 사이 대화와 협상을 발전시켜 서로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가며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측이 8·25 합의 이행을 공언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남북은 그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내달 7일 판문점에서 열기로 했다. 8·25 합의에서 양측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상봉을 계속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우리 정부의 실무접촉 제안을 북측이 하루 만에 이례적으로 신속히 받아들였다.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종료 이후 북한군의 전방부대 특별경계근무령 해제와 우리 군 대비태세의 평시 수준 하향 조정으로 고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도 끝났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쯤 열릴 남북 당국회담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일시와 장소, 방문단 규모 등이 협의된다. 이산가족 생사확인, 서신교환이나 화상 상봉, 상봉 정례화 등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추석을 넘겨 10월 상순쯤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시도 방심해선 안 된다. 북측은 예전처럼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계하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간에는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에서부터 비핵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안이 산적해 있다.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에 북측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이런 변수들을 꼼꼼히 점검해 전략적으로 대처하면서 차분하게 남북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남북 대화의 틀이 유지되고 대화 통로가 넓어지더라도 협상은 험난한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대화의 진정성과 신뢰 구축이 선결 과제다. 무엇보다 북측은 말보다 책임 있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남북 간 현안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기회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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