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도 中도 놓칠 수 없다”… 조용한 자기주도 외교 행보

입력 : 2015-08-30 18:56:29 수정 : 2015-08-31 01:15: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朴대통령 중국 열병식 참석… 격랑의 동북아] 정부 대외정책 기조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 9·3중국전승절(중국인민항일(抗日)전쟁 및 반(反)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동북아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8·25 남북 합의를 통해 남북 대화 국면이 형성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9월 2∼4)에 이은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10월 박 대통령의 방미,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추진)가 맞물려 동북아 외교안보 정세의 일대 변곡점(變曲點)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는 3회에 걸쳐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의미와 향후 동북아 정세의 전개를 전망해 본다.


박근혜 대통령
미국 동맹국 정상 중 유일한 박근혜 대통령의 9·3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은 현 정부 출범 후 조용히 드러나고 있는 ‘자기주도(自己主導) 외교’의 전형을 보여준다. 현 정부는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이어도를 포함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후 미·중·일의 전략적 이해 충돌을 조정하며 60년 만에 확장 발표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지난 3월 미국의 유보적 입장에도 고뇌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선언한 것이 주요 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중 공조론’를 부인하며 ‘연대의 덫’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 대중(對中) 설득을 통해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3국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기주도 외교는 반미(反美)로 연결될 수 있는 소위 ‘자주(自主)노선’과는 구별된다. 한·미 동맹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과거 남북 정권은 국내외적 변동기에 자주노선을 추진했다. 김일성 주석은 1956년의 중·소 내정간섭과 1960년대 중·소 갈등을 겪으며 주체노선을 시작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미·중 데탕트와 주한미군 철수에 직면해 자주국방을 내세웠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하자 ‘동북아 균형자론’을 들고 나왔다. 남북 3인의 자주노선이 동맹관계에 위기를 조성하고 요란했다면, 자기주도 외교는 동맹을 중시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대외에 충분히 보여주며 조용히 진행된다는 게 특징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박 대통령은 박정희정권을 압박했던 주변 강대국에 대한 아버지의 심리적 반발과 강대국의 현실적 힘을 동시에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용한 자기주도 외교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기주도 외교는 동북아 구도 변화와 북핵 해결·남북통일에 대한 박 대통령의 조망도 반영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냉전시대나 냉전 후 미국의 유일 초강대국 체제에서는 우리가 할 일이 없었으나, 중국의 부상으로 동북아의 미·중 관계가 급변하고 북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의 입지가 확대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힘을 이용해 미국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일이나 비핵화를 위해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발 빠르게 움직여 중국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열병식 참석도 이런 큰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독자외교는 한·미 동맹을 무시하고 한·중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이 아니다”며 “남북 문제의 주도권을 쥐고, 한·중·일 정상회의 성사를 통해 동북아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표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은 독자외교 전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