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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폭발' 중학생, 범행후 재학중인 학교 불내려 휘발유 훔쳐

입력 : 2015-09-02 17:21:36 수정 : 2015-09-02 17: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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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예전에 다니던 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중학생이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불을 내기 위해 범행 후 달아나면서 휘발유를 몰래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생은 두 달 전에는 재학중인 강남의 모 중학교 화장실에서 스프레이를 이용해 비슷한 수법으로 불을 내려다 교사 등에 의해 제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전날 양천구 A중학교 빈 교실에 부탄가스통을 터뜨린 혐의(폭발성물건파열죄·현주건조물방화 등)로 중학교 3학년 이모(15)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군은 범행 후 재학중인 서초구 B중학교에서 범행하기로 결심, 인근 마트에서 휘발유 500㎖를 훔쳐 생수통에 옮겨 담았고, 폭죽도 구매했다.

경찰에서 이군은 "검거되지 않았으면 당일 밤이나 이튿날 오전에 또 범행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작년 초에 전학 간 B중학교 학생들이 다가오거나 잘해주지 않아 혼내주고 싶었지만 B중학교는 경비가 삼엄하다고 판단해 대신 A중학교에서 범행했다"고 양천구에까지 와서 부탄가스를 터뜨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군이 "학생들을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으며 사건 당일 오후 1시 10분쯤 별다른 제지없이 A중학교에 들어가 교실을 물색하던 중 일부러 빈 교실을 선택했다"고 했다.

부탄가스 폭발 당시 해당 교실의 학생들은 체육수업을 위해 운동장에 나가 있었다.

다만 이 군은 이 틈을 타 학생 4의 짐에서 현금 7만 3000원과 신용·체크카드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인터넷 유튜브 등에서 범행 수법을 익혔으며, 조승희씨가 저지른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참고했다고도 털어놨다.

한편 이군은 지난 6월 26일에는 B중학교 화장실에서 방화를 하려다 교사 등에게 제지당했다.

당시 이군은 화장실 휴지통에 스프레이형 방향제를 넣고 불을 붙인 뒤 물총을 이용해 휘발유를 뿌리려 했으나 물총이 고장이 나 실패했고, 곧 달려온 교사 등에게 제지됐다.

이군은 방화시도 직후 학교에다 "불을 낸 뒤 도서관 문을 걸어 잠그고 뛰어 나오는 학생들을 찌르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A중학교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던 지난해 2월 B중학교로 전학했으며 테러에 대한 과대망상 때문에 학교에서 상담을 받아왔으며, 화장실 방화 시도 이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진단결과 이군은 소위 이중인격을 뜻하는 '해리성정체감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방화 시도 당일인 6월 26일부터 7월 18일까지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군은 B중학교 측의 소개로 한 대안학교로 옮기려 했으며 전학 가기로 한 날인 1일 오전 11시 대안학교로 가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A중학교를 찾아가 일을 저질렀다.

범행을 결심한 이군은 집 근처 편의점에서 부탄가스를 구매, 지하철을 타고 A중학교 근처인 지하철역에 내린 뒤 근처 편의점에서 라이터를 차례로 훔쳤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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