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北 "남북관계 개선 저촉 언행 삼가라" 견제구

입력 : 2015-09-02 18:52:09 수정 : 2015-09-02 17:26:3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韓·中 정상회담 맞춰 견제구
“지뢰도발 유감표명 사과 아냐,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 말라”
향후 판 깨고 책임 떠넘길 수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방중 길에 오른 2일 북한이 “어렵게 마련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무박4일로 진행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결과인 ‘8·25 합의’에 따라 남북 당국 회담 개최가 예상되지만 그 과정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북한이 2일 ‘남측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하자,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비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한마디로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며 “공동보도문 채택이 마치 저들의 ‘원칙론의 승리’나 되는 듯이 자축하여 입건사를 바로 못 하는 어리석은 짓도 그만두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 접촉 당사자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가 공동보도문에 반영된 북한의 유감표명을 사과로 해석하는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담화는 “북과 남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천박하고 비루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접촉 당사자들이 자기 발언에 신중성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유감이라는 문구를 북조선식 사과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선 글자의 뜻과 단어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지의 산물”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8·25 합의 직후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목함지뢰 도발을 ‘무근거한 사건’이라며 뭉개고 넘어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공동보도문에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관련된 문항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라며 “우리가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치우칠 필요는 없다”고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이유다. 정 대변인은 “지금은 합의문에 대해 일희일비,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고 남북이 함께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할 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의 깊게 보는 대목은 정책국 담화가 나온 시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날 나왔다는 점에서 일종의 경고 성격을 띤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이자, 8·25 합의를 우리 정부의 승리로 보는 듯한 발언이 나오는 데 대한 불편한 심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향후 대화 국면의 판을 깨고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는 수법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10월10일 당 창건 기념일 70주년을 앞두고 북한 내부 정치적으로 ‘도발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언제든 8·25 합의 직전 상황으로 ‘원점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8·25 남북 합의 평가와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김정은의 미숙한 국정운영에 따른 무모한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북한은 추가 협상 과정에서 전형적인 살라미 전략을 구사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최대한의 실리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남북 협상의 틀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협상 과정은 지루하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