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국민소득 감소 쇼크, 경제살리기 말로만 했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5-09-03 20:50:48 수정 : 2015-09-03 17:39: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민소득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의 집계 결과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7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NI가 줄어들기는 4년 반 만이다. 한은은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받은 배당이 주로 1분기에 집중돼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해외 소득이 1분기에 집중되는 현상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은 경제가 멍든 결과다.

향후 전망도 잿빛이다.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 0.3%를 기록하며 5분기째 ‘0%대 저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 성장률은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신흥국가는 물론 재정위기를 겪은 포르투갈, 스페인보다도 낮다. 수출 부문에 이어지는 감소 사태를 놓고 보면 성장률이 급격히 회복되기도 힘들 것 같다. 수출은 8월 전년동기대비 14.7%나 줄어들었다. ‘수출 쇼크’라고 할 만하다. 주력 수출산업은 무너지다시피 해 조선 51.5%, 석유제품 40.3%, 철강 17.4%. 자동차부품 15.9%, 섬유 수출은 21.4%나 줄어들었다.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가 절반에 가까운 만큼 경제가 갑자기 나아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국내외 금융기관 37곳이 전망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의 평균치는 2.7%였다. 이 수치에는 그나마 8월 이후 상황은 반영돼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소득은 늘어나기 힘들다. 문제는 이로 인한 파장이 전방위적인 충격을 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가계부채는 113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은 빚을 늘려 자산 투자를 했기 때문만도 아닐 터다. 자영업자는 빚을 내 생계를 꾸리고, 소득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으니 빚을 더 낸 가계도 많다. 소득이 늘어야 빚을 갚는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이치다. 하지만 소득 감소가 더 많은 빚을 양산하는 악순환 고리 속으로 나라 경제는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입만 떼면 일자리 몇 만 개를 만들었다고 하기도 한다. 국민소득이 줄어들었는데 일자리는 얼마나 늘었을까. 일자리가 늘어났다면 질이 나빠졌거나 허구의 통계 수치라고 보는 편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경제 위기를 예고하는 외풍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말로만 경기부양을 떠들어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결과가 없다면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정부는 요란한 구호보다 국민소득을 늘리는 데 온 힘을 쏟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