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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1년새 24조… 가계빚 새 뇌관

입력 : 2015-09-04 20:01:33 수정 : 2015-09-04 21: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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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신규대출 52조 육박… 2014년보다 34% 폭증
지난 1년 새 가계부채는 급증했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해 6월 말 1035조9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130조5000억원으로 94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율이 9.1%로 지난해 경제성장률(3.3%)의 3배에 육박한다. 가계부채보다 더 빨리 증가한 게 있다. 자영업자 대출인데 1년 증가율이 12.3%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4일 제출한 ‘국내은행의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 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2조9000여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198조5000여억원에서 24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증가속도가 12.3%로 같은 기간 전체 원화대출 증가율(7.5%)의 2배에 육박한다. 특히 상반기 자영업자 신규대출 증가는 폭발적이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대출은 51조94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조7061억원에 비해 34.1%(13조2370억원) 급증했다.

빠르게 증가하는 자영업자 대출은 한국경제의 뇌관이 된 지 오래인 가계부채의 위험성과 은퇴기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의 음울한 미래를 상징한다. 소규모 자영업자 부채도 사실상의 가계부채인데, 이를 합칠 경우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달리는 가계부채 증가의 선두에 자영업자의 빚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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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잔액을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39.8%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은퇴기를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이들 연령층의 부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4%를 차지하고 있는 60대를 합치면 은퇴 연령층의 비중은 60%를 훌쩍 넘는다. 40대는 28.3%로 50대의 뒤를 이었고 30대는 9.3%를 차지했다.

은퇴 연령층 대출 급증이 걱정스러운 것은 폐업이 속출하는 팍팍한 현실 때문이다. 최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자영업) 창업은 949만개였는데 이 중 793만개가 폐업했다. 단순 계산하면 자영업 생존율이 16.4%에 불과하다. 창업 6개중 1개만 살아남은 셈이다. 연도별 자영업 창업자 수를 보면 금융위기 직전·직후인 2007년(106만개), 2008년(101만개)에 100만개가 넘어 가장 많았고 2004년 이후 해마다 80만개 이상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금융채무불이행자는 2011년 말 15만5486명에서 6월 현재 22만2971명으로 6만7485명(43%) 늘어났다.

김기준 의원은 “정부는 효과도 없는 자영업자 대책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정말 필요한 카드수수료 인하나 과감한 채무조정 등 특단의 자영업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도 “2014년 하반기부터 기획재정부가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기의 자영업자를 구해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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