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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의 무늬는 뭘까…희망일까?

입력 : 2015-09-18 20:26:39 수정 : 2015-09-18 20: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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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완이 그리는 삶
“내가 그동안 이상적 상상으로, 내면과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에는 그 끝에 도달한 정거장에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현실의 이 세상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류하완 작가가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에서 ‘Flashback’전을 연다. 숙명여자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2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가지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하학적 추상처럼 보이는 화면으로 규격화된 도시의 삶, 문명 세계에 속한 모든 삶의 행태를 그려내고 있다.. 마치 문양이나 색깔이 조금씩 다른 타일을 이어 붙인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규격화된 도시 구조 내에서 각기 다른 삶의 무늬를 새기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마스킹 테이프의 성질을 이용해 독특한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는데, 이것은 작가가 스스로 개발한 독창적인 회화 기법이다.

“테이프를 잘라 큐브를 만들어 물과의 사이사이에 물감을 물들이고, 반복된 작업을 여러 번 끝내고 뜯을 무렵에는 불안해서 망설여지지만 설레기도 한다. 수천, 수만의 큐브는 어느 하나 똑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다. 마치 사람처럼…….” 작업과정은 먼저 화면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인다. 그리고 칼로 그림을 그리는데, 일종의 칼 드로잉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채색을 하면 칼이 지나간 자리에 틈이 생기고 그 틈새로 채색이 스며든다. 그렇게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고, 칼로 드로잉을 하고, 채색을 올리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연후에 칼에 의해 조각난 마스킹테이프 조각을 떼 내면, 안료가 테이프 안쪽으로 스며들어 고착된 비정형의 얼룩이 조성된다. 그리고 그렇게 사각패턴 자체가 자기 내부에 비정형의 얼룩을 싸안는, 사각패턴과 비정형의 얼룩이 합체된 화면이 연출된다.

근작의 제목이기도 한 ‘Flashback’은 작가가 그 동안 구축해 온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다. 캔버스 위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르기를 반복하는 작업기법은 고집스런 수고스러움을 통해 작품과 작가의 갈등을 좁혀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규격화된 듯이 보이지만 하나 하나가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격자 무늬는 우리의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시선을 부여하고 있다. (02)2670-8888~9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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