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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가 마른 전세… 꿈틀대는 월세

입력 : 2015-09-30 20:38:33 수정 : 2015-10-01 1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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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정치권 참여 ‘서민주거특위’ 10월 중 대책 모색
부동산중개소 앞에서 시민이 매매, 전세 등이 표시된 거래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가을 이사 성수기를 맞아 전세의 씨가 마르면서 월세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30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64% 상승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9월까지 4.76%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4.36%)을 넘어섰다. 단독과 연립의 전세가격도 9월까지 각각 2.87%, 4.04% 뛰어 역시 지난해 상승률을 모두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에서는 월세 물량 증가에 비해 전세 물량은 더욱 부족한 ‘월세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며 “전세는 매물 품귀로 대부분 평형에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주거 대안인 월세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9월 전국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 통합 월세 가격은 0.07% 상승해 지난달(0.04%)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보증금이 많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월세)와 준월세(월세와 준전세 중간)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0.27%, 0.03% 올랐다. 전세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들이 많아지고 거래도 늘면서 준월세는 8월 보합세에서 9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고, 준전세는 8월(0.1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월세 가격을 ‘통제’하는 방안을 어떤 방향으로 모색할지 주목된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여야가 참여하는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특위)가 전세의 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민주거안정 대책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회 안팎의 전언이다. 특위는 월세 부담을 낮추는 전월세 전환율 인하 등의 현안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달 중 열릴 회의에서 가능한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져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인이 기존 계약기간 내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현행보다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위는 현재 ‘기준금리의 4배(기준금리×4) 또는 10% 중 낮은 수치’를 적용하던 전환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 기준금리+α’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더불어 정부는 현재 시중은행 금리와 주택시장의 전월세 전환율 등을 감안할 때 전환율 5%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1.5%인 것을 감안하면 기존 산정방식으로는 6%가 적용되지만 5% 이내로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특위는 각 시·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고, 임대료 인상 등에 대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생기면 조정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의 법적 구속력에 의구심이 팽팽한 형편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의 주택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7.4%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기준보다 높다. 또 법무부가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과에 재판상의 화해 효력을 부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위원회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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