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난류한류] '노래방 시간 연장'하려고 도우미 돈 슬쩍한 40대

관련이슈 난류한류

입력 : 2015-10-06 15:00:40 수정 : 2015-10-06 15:16: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휴대전화 케이스 안에 넣어 둔 현금 17만원이 없어졌어요.”

지난달 2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유흥주점. 음악 소리로 시끄러운 이곳에 경찰 2명이 갑작스레 들이닥쳤다. 이날 새벽 2시20분쯤 접수된 도난 신고를 받아 인근 순찰 중이던 경찰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신고자는 이 업소 여종업원 A(49)씨였다. A씨는 도착한 경찰을 보자 “저 사람과 놀다가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돈이 없어졌다”며 같은 방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김모(44)씨를 손가락으로 다급하게 가리켰다. 이에 김씨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돈 훔친 적 없는데 의심을 하니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며 불만을 반복해서 드러냈다. 급기야 바지 주머니를 뒤집고 지갑까지 내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지나 싶던 때, 현장에 출동했던 서울 혜화경찰서 동묘파출소 최규석 경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씨에게 “신고 있는 구두를 벗어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씨는 크게 소리까지 지르며 “기분 나빠서 못 벗어주겠다”고 버텼다. 그러다 경찰이 재차 구두 속을 확인시켜줄 것을 요청하자 김씨는 씩씩거리며 검은 색 구두를 벗고 양말까지 벗어보였다.

마침내 오른발 구두 안쪽 깊숙한 곳에 박혀있던 5만원권 3장과 1만원권 2장이 꼬깃꼬깃 접힌 채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까지 화난 기색이 역력했던 김씨는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최 경위는 “그런 현장에 가면 느낌이란 게 있어서 찝찝하던 중에 신발이 눈에 띄어 ‘억울하면 보여줄 수 있지 않냐’고 계속 말해 설득했다”고 말했다.

혜화경찰서는 김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마음에 들어 전화번호를 따려고 휴대전화 열었다가 돈이 보여 충동적으로 훔쳤다”면서 “그 돈으로 시간을 연장해서 놀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