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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벨물리학상 숨은 공신은 '중소기업 기술력'

입력 : 2015-10-07 19:29:28 수정 : 2015-10-08 00: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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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타 교수, 스승 과업 물려받아 한우물만 판 결과 화려한 결실
중소기업들 실력도 ‘숨은 공신’
일본 과학계가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고효율 청색 발광다이오드 개발로 일본인 과학자 3명이 노벨 물리학상을 탄 데 이어 올해도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56) 일본 도쿄대 우주선(線)연구소장이 다시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지타 교수가 노벨상을 받게 된 데는 ‘숨은 공신’들이 있다고 한다. 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지는 일본 과학계의 ‘대물림 연구 문화’와 최첨단 연구를 뒷받침해 준 일본 중소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이 그 주인공이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지타 도쿄대 교수는 그의 스승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89) 도쿄대 특별영예교수(200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가 시작한 중성미자 연구 분야를 물려받았다. 고시바 특별영예교수는 ‘가미오칸데’라는 관측 장비를 설계해 1987년 2월 대마젤란은하 내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방출된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해 중성미자 연구를 개척한 인물이다.

가지타 교수의 선배인 도쓰카 요지(戶塚洋二, 1942∼2008) 도쿄대 특별영예교수 기여도 빼놓을 수 없다. 도쓰카 특별영예교수는 가미오칸데의 크기와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슈퍼 가미오칸데’를 만들어 1996년부터 운용했다. 도쓰카 교수는 대장암으로 2008년 숨을 거뒀고, 이후 가지타 교수가 연구를 지휘해 마침내 노벨상을 탔다. 가지타 교수는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도쓰카 선배가 생존했다면 함께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승에서 제자로, 다시 선배에서 후배로 연구가 이어지면서 오랜 세월 한 우물을 파는 일본의 연구풍토가 화려한 결실을 맺은 셈이다.

연구자들이 요구하는 세계 최첨단 장비와 설비를 척척 만들어 제공한 일본 중소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도 가지타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슈퍼 가미오칸데는 벽면에 1만개의 전구형 센서(광전자 증폭관)를 묻은 거대한 수조다. 중성미자가 물 분자에 충돌할 때 생기는 미약한 빛을 검출하는 센서를 만든 기업은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 있는 하마마쓰 포토닉스사다. 이 회사가 1980년 만든 가미오칸데의 센서도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 연구를 이끌던 도쓰카 특별영예교수가 “성능을 더 높여야 한다”고 한마디하자 이 회사가 1986년부터 4년에 걸쳐 센서를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

지하 1000M에 건설된 5만t이나 되는 물을 담고 있는 수조는 미쓰이 조선이 기술력을 발휘해 건설했고, 센서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원 시스템은 도쿄에 있는 린에세키사가 개발했다. 가지타 교수는 “이 정도의 설비는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견줄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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