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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채투자 손실 눈덩이… 증권사 '나몰라라'

입력 : 2015-10-07 19:49:55 수정 : 2015-10-08 0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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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고금리 강조 대대적 마케팅...헤알화 환율 급락… 4년새 50% 손실...금감원, 불완전판매 여부 조사방침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브라질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민원이 폭주하자 금융당국이 뒤늦게 불완전판매 조사에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브라질채권 불완전판매 여부를 자체 점검해 다음주까지 금감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체점검 결과를 보고 불완전판매가 의심되는 회사를 선별 조사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브라질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2011년부터 한국과 브라질 정부 조세협약에 따른 비과세 혜택과 연 10%대의 고금리를 강조하며 브라질국채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2013년 브라질정부가 토빈세(외국인 채권투자자에 부과하는 6%의 세금)를 전격 폐지하자 몸을 사렸던 증권사들도 프라이빗뱅킹(PB)고객 초청 설명회, 상품권 증정 이벤트까지 벌이며 판매경쟁에 합류했다. 이후 헤알화 가치가 계속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은 “역사적 저점이므로 다시 오를 것”이라며 가입을 권유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4월 브라질국채 판매를 중단했다가 한달 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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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헤알 환율은 헤알당 300원대로, 올 들어서만 헤알화 가치가 36% 정도 떨어졌다. 2011년 초 670원대에 브라질국채를 산 투자자는 4년도 안 돼 50%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9월 초 연14%대였던 브라질 10년 국채 금리는 최근 16%대까지 치솟았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에 환차손에,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2011년부터 지난 8월까지 판매된 브라질채권은 약 7조8000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브라질국채를 판매하면서 환차손의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한결같이 “브라질 채권은 ‘판매’를 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해서 ‘중개’한 것”이라며 “환율 위험 등은 서류상에 다 나와 있고 고객의 서명도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출신의 한 금융전문가는 그러나 “환차손보다 일반 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채권의 이자 리스크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에게 자체점검하라는 것은 ‘자수하라’는 건데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혀놓고 어느 증권사가 자수하겠는가”라며 “뒤늦게라도 금감원이 샘플링 조사라도 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미·이진경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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