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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리플레이] 스타의 이혼… 쇼윈도 부부의 그늘

입력 : 2015-10-09 13:31:00 수정 : 2015-10-09 14: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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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축구 국가대표 송종국과 배우 박잎선 부부의 협의이혼 사실이 지난 6일 세상에 알려졌다.

두 사람은 2년간 사실상 ‘별거’ 상태였고, 오랜 숙고 끝에 박잎선이 추석연휴 즈음 이혼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9년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의 이혼이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건 다름 아닌 방송 때문이었다. 송종국과 박잎선, 그리고 두 자녀는 2013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 가?’에 출연해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이혼 보도가 나간 후 박잎선은 송종국과 2년 전부터 별거 상태였음을 고백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쇼윈도 부부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잎선은 ‘아빠 어디가’ 하차 무렵 송종국과 관계가 나빠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방송시기와 별거시기가 어느 정도 겹치다 보니 이 논란에서 아예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연예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이 방송에서 가족을 공개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몇 해 전부터 지상파를 비롯한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케이블 채널에 가족 관련 관찰예능이나 토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유명인과 생활하는 일반인 가족은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상이고, 방송사들은 스타를 캐스팅하는 것 못지 않게 새로운 얼굴을 발굴·섭외하려고 애쓴다. 유명인과 유명인의 가족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방송에 나와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한다. 그리고 그 일상은 관음증을 유발시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흥미는 끌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문제도 존재한다. 방송을 통해 걸러지고 과도하게 포장됐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송종국의 이혼 역시 그런 연장선에 있을 것이다. 이번 일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게 될 아이나 가족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서세원과 서정희는 대표적인 ‘쇼윈도 부부’였다. 이들은 30여 년간 ‘잉꼬부부’로 불리며 각종 방송, 출판 등 다수의 매체에 행복한 일상이 소개됐다. 하지만 지난해 서세원이 서정희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사건이 알려지며 잉꼬부부란 이미지는 산산조각이 났다. 자녀들 역시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바 있기에 이들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은 더욱 컸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이혼에 합의했다.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출연 부부들이 줄줄이 ‘이혼’하는 바람에 제작진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일명 ‘자기야의 저주’라고도 불린다. 2011년 양원경-박현정 부부를 시작으로 이세창-김지연, 배동성, 김혜영, 이유진, 김동성, 이선정-LJ, 그리고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훈 등 총 8쌍의 부부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후 파경을 맞았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지연은 이세창과의 이혼 후 방송에 나와 “결혼 생활 10년 중 이혼을 고민한 게 3년”이라며 ‘쇼윈도 생활’을 청산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대중이 바라보는 스타의 이미지와 실제 스타의 삶이 늘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중은 카메라에 비친 스타나 그 가족의 삶을 보며 공감하고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자신이 믿고 좋아하는 스타만큼은 적어도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혹여나 스타의 이미지가 허상에 불과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 스타는 더 이상 대중의 마음 속에 스타로 남아 있기 힘들다. 방송은 대중의 마음을 가장 빨리 사로잡는 매체이긴 하지만, 또한 정반대일 수도 있다. 어쩌면 쇼윈도 부부는 그런 방송이란 매체가 지닌 양날의 검, 그 희생자들일 수도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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