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스마트 약을 상상해 그 약이 인간의 장에 들어가 병을 진단한 후 적절한 약을 방출한다고 보자.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적용 가능한 스마트 약을 지닌 디바이스(기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디바이스가 우리 몸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높은 전자물질인 배터리와 회로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생체와 호환이 가능한 생체물질을 찾아야 한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 연세대 겸임교수 |
먹는 전자의료 디바이스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온도와 맥박을 측정할 수 있고 삼킬 수 있는 의료제품을 개발했다. 섭취할 수 있는 카메라나 먹는 내시경이 위장 수술은 물론 약물에 부착돼 약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분해돼 온 몸이나 특정 부위로 흘러가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장기관에 정착한 배터리가 위험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가령 식사 시 위장 기관을 20시간 감지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먹었다면, 그 안에 탑재된 배터리도 동일시간 지속되는데 분해 및 부식된다는 것이다.
베틴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몸속의 물에 존재하는 미네랄 이온에 주목했다. 우리 몸 속의 물에는 칼슘(Ca), 게르마늄(Ge), 철(Fe), 구리(Cu), 나트륨(Na) 등의 미네랄 이온이 풍부하게 녹아 있다. 그런데 먹는 디바이스는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해질의 배터리가 필요하므로 우리 인체 내의 액체는 미네랄 이온으로 구성되는 전해질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베틴저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이미 물에서 미네랄 이온을 2∼3개월 동안 분리한 후 전해질로 이용하는 생물전자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스마트 약이 탑재된 먹는 스마트 기기가 5∼10년 안에 환자들에게 적용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도 고령화 시대를 맞아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미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100세 시대에 따른 건강한 삶을 위해 스마트 약이 탑재된 먹는 의료기기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 연세대 겸임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