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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 부총리 인턴 특혜채용 의혹 제대로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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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09 22:20:17 수정 : 2015-10-10 0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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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한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개입이 있었다는 증언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7월 2013년 중진공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 서류전형과 임원 면접에서 떨어진 황모씨 점수를 바꿔 최종 합격시킨 사실을 적발했다. 황씨는 최 부총리 의원실 인턴 출신이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청탁 인물을 ‘외부’라고만 적시했다.

김범규 전 중진공 부이사장은 어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국감에서 “내부적으로 최종면접 결과 황씨를 탈락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박철규) 이사장이 이를 보고하기 위해 최 의원실을 다녀온 뒤 인사총괄실장에게 ‘그냥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김 전 부이사장 증언에 따르면 황씨 입사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상식적이었다. 황씨는 전체 지원자 4500여명 가운데 성적이 2239등이었지만 서류전형 합격자 174등 안에 포함됐고, 합격자 36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외부 면접위원까지 포함된 자리에서 불합격 평가를 받은 사람이 합격자 발표 전날 박 이사장과 최 원내대표 만남 이후 최종 합격처리됐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황씨 채용 과정에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퇴직한 박 전 이사장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공기업 채용 과정에 실세 정치인의 청탁이 있었는지는 검찰 수사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특정인 입사를 위해 한 공기업 인사조직이 동원됐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 ‘3포 세대’ ‘5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 실업이 심각한 마당에 경제부총리가 특혜 채용 의혹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가 민망하고 딱한 일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취업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심심찮게 터지는 권력층 인사들이 연루된 특혜 채용 비리 의혹은 젊은이들 사이에 국가, 사회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뿐이다. 이런 관행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이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원의 은폐 의혹도 가려야 할 사안이다. 김 전 부이사장 등이 이미 감사원 감사 당시 최 부총리 개입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감사원이 왜 이를 보고서에 담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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