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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이고위감(以古爲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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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2 22:09:54 수정 : 2015-10-12 22: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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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바탕 삼아 내일로 전진한다. 그래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역사를 뜻하는 ‘사(史)’는 원래 ‘기록하는 사람’의 의미로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유래했다. 기록을 남기는 일은 중국 한무제 때 사마천이 양물(陽物)이 잘리는 궁형(宮刑)을 당하면서도 천착한 데서 보듯 소명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역사는 지난 시대의 기록물과 인간이 거쳐 온 모습과 인간 행위로 일어난 사실 등을 말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문제는 역사를 어떻게 대하느냐이다. 이와 관련해 레오폴트 랑케는 “있었던 그대로의 과거를 밝혀내는 것이 역사가의 사명”이라며 객관적 사실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에드워드 카는 “과거 사실을 보는 역사가의 관점과 사회 변화에 따라 역사가 달리 쓰일 수 있다”는 주관적 견해의 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관점을 어디에 두든 인간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

당 태종이 신료들과 정치에 대해 주고받은 내용을 담아 오긍이 편찬한 ‘정관정요(貞觀政要)’의 위징전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옛일을 오늘의 거울을 삼으면 흥하고 쇠퇴함을 알 수 있다.(以古爲鑑 可知興替)”

“좌편향과 오류가 적잖은 검인정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야 한다.”, “친일과 독재의 과거를 감추려는 의도가 분명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한다.” 중·고교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이 쟁점화된 가운데 정부가 어제 2017년부터 ‘국정 통합교과서’를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좌편향과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아야겠지만 국정화는 세계 조류에 맞지 않는다. 세계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북한과 러시아, 베트남, 그리고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몇몇 이슬람 국가 정도다. 중국 역시 공산당 일당체제인데도 1980년대 후반부터 검정제로 바뀌었다.

지도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현명한 군주는 허물을 듣는 데 힘쓰고, 칭찬은 바라지 않는다.(明王務聞其過 不欲聞其善)” ‘사기’ 소진열전에 나오는 권면의 말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언구소장

以古爲鑑 : ‘옛일을 오늘의 거울을 삼는다’는 뜻.

以 써 이, 古 옛 고, 爲 할 위, 鑑 볼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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