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체제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단기적으로 물가나 환율 등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체제 내부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열병식 투입 비용은 남한 기준으로 1조∼2조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남한 방식으로 열병식 비용을 추산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게 북한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비용 대부분을 국가 재정이 아닌 주민 호주머니에서 충당했고 군인과 학생 등의 인력 동원은 ‘무료’라는 점에서다. 건설사업 자재 조달도 국가 재정으로 지출한 게 아니라 대부분 각 기관과 외교관, 해외 무역일꾼, 주민 등에게서 강제로 돈을 뜯어내 충당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해외에서 공수한 물자는 국경을 맞댄 중국에서 세관에 잡히지 않는 방식으로 조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북한은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이 11일 합동공연을 펼치는 등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맞아 축제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판 걸그룹’인 모란봉악단은 지난 7월 이후 북한 방송에서 사라져 한때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평양=AP연합뉴스 |
그러나 국가 행사에 주민 호주머니를 터는 북한의 행태는 당장 실물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체제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국책 연구기관의 북한경제 전문가는 “체제 순응도가 높은 편인 무역일꾼이나 외교관 등 중간계층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겨냥해 돈을 지속적으로 털어가면 불만이 누적돼 결국 김정은과 엘리트 계층 간 균열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체제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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