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단국대 교수·국제관계학 |
화궈펑(華國鋒)은 중국공산당 중앙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및 국무원 총리 자격으로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지도자 역할을 했는데, 그의 부인인 한즈쥔(韓芝俊)은 중화전국부녀연합회 집행위원장을 맡았지만 드러난 활동은 없었다.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1977년 복권돼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활동하다 1981년 군사위 주석에 올랐다. 그의 아내인 줘린(卓琳)은 베이징대 출신으로 내조에 힘썼으며, 덩샤오핑과 같이 1978∼79년 일본과 미국을 방문한 적만 있다. 1982부터 1987년까지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후야오방(胡耀邦)의 부인 리자오(李昭)도 특별한 활동이 없었다. 그리고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중앙공산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趙紫陽)의 아내 량보치(梁伯琪)도 마찬가지였다.
1989년부터 중앙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위원회 주석, 1993년부터 국가주석도 맡았던 장쩌민(江澤民)의 아내 왕예핑(王冶平)도 해외방문에만 동행할 정도였고, 2002년 말 중앙공산당 총서기, 2003년초 국가주석, 2004년에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았던 후진타오(胡錦濤)의 아내 류융칭(劉永淸)도 특별한 활동 없이 해외방문에만 동행했다.
2012년 당·군·정의 수장으로 취임한 시진핑(習近平)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은 시진핑보다 먼저 유명해진 국민가수이자 현역 군인이다. 현재 장성으로 해방군예술대학의 총장이자 예술인인 그녀의 활동은 중국 제1부인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 놓고 있다. 그녀의 활동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단정하며 화려한 모습의 펑리위안이 지난 9월 26일 유엔 유네스코 여성아동교육회의에서 자신감에 찬 발언을 했다. 중국의 국력과 같이 중국 여성의 이미지도 굴기(?起)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진호 단국대 교수·국제관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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