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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자극받아라"… 전교 50등까지 유리벽 자습실

입력 : 2015-10-13 15:55:50 수정 : 2015-10-13 16: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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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 다 보이는 유리벽으로 된 자습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얼핏 큰 벌을 받은 학생들처럼 보이지만 유리벽 자습실에 들어가려면 전교 50등안에 들어야 한다.

유리벽 자습실을 만든 이유가 기가막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공부 잘하는 아이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자극받으라고 만들었다"는데 유리벽 자습실에서 집중력이 생길지, 이를 보고 자극을 받을 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3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줄세우기 학교 경쟁교육실태를 조사했더니 일선 고교에서 성적 우수학생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제공하고 선행학습과 사교육열을 부추기는 교육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공개한 사례는 지난 1년간 전국 22개 도시, 17개 시도교육청 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이다.

이 단체는 학부모·학생·교사 등으로부터 151건의 제보를 받아 분석한 결과, '줄세우기' 교육 가운데 '성적 우수학생들에 대한 부당한 혜택 제공'이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부추기는 수업 및 각종 경시대회' 16건, '방과 후 교실이나 자율학습 등 강제참여' 12건 등 순이었다.

그 중 경기 부천·안양지역의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전교 50등까지 유리벽으로 된 자습실에서 공부 시킨 학교를 '비인간적이다'고 제보했다.

급식을 성적 순서대로 한다는 차별행위가 있었다. 

자녀의 성적이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학부모의 봉사활동 단체 가입도 제한한 서울의 학교도 있었다.

성적으로 줄세우기는 지방에서도 예외 없었다.

충북 청주에선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으면 학교가 수행평가에서 감점을 준 사례도 접수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만 특혜를 몰아주는 성적순 기숙사 입사, 성적우수자 특별반, 별도 자습실, 성적순 급식, 합격 현수막, 선행학습 유발 각종 시험 등 당장 없어져야 할 줄 세우기 교육 관행이 여전히 만연해있다"고 했다.

이 단체는 제보 내용 중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학교에 개선을 요청한 151건 중 23개 학교의 부당한 경쟁교육 관행이 폐지됐다고 알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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