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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TPP 가입비’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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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3 20:36:47 수정 : 2015-10-13 2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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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지나야 추가가입협상 가능
FTA 활용률 높여 실익 더 키워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하나 발효를 위해서는 갈 길이 여전히 험난하다. 무엇보다 아직도 완전타결된 것이 아니고 다수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TPP 비준과정도 만만찮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젭 부시 공화당 후보를 제외한 여야 주요 대선 주자가 TPP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히고 있고, 통상정책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의회 의원들의 반대도 적지 않다.

미국은 기서명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수정을 요구해 왔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앞으로 TPP가 서명이 돼도 의회 비준 과정에서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자 간 FTA의 경우 체약상대국은 불가피하게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줬으나, TPP에서는 통하기 어려울 것이고 결과적으로 협정 이행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TPP 협정 발효는 아무리 빨라도 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즉 3년 후가 돼야 우리나라의 가입 협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경제학
TPP 참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12개 회원국이 협상을 타결하는 동안 우리 통상당국은 뭐 했는가 하고 질책하고 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중국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역질서를 내버려 둘 수 없어 TPP를 추진했다는 언급을 뒤집어보면 TPP 규범은 앞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다자무역 규범화, 즉 세계 통상질서가 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생물 의약품 자료 보관 기간, 누적원산지기준 등 새로운 통상제도가 가져올 파급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범지역적 무역협정은 글로벌 가치사슬 확장에 기여하므로 산업통상적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TPP 참여 결정의 관건은 가입비 규모가 될 것이다. 섬유류를 제외하면 TPP 가입의 실익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가입비를 부담하면서까지 TPP 가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입비를 낮추는 방법은 의연한 자세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통상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될 수 있다.

‘TPP=한·일 FTA’란 점으로 보면, 일본과의 FTA 체결 가능성을 정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국회에 제출된 한·중 FTA를 조기에 비준해야 한다.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통상당국은 한·미 FTA 발효와 한·중 FTA 협상 때문에 TPP에 참여할 수 없었다. TPP 참여는 통상이익 확보이고,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 조기 발효는 TPP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다.

TPP 가입비 인하 차원에서 일본이 포함된 다자간 FTA 협상도 하루빨리 타결해야 한다. 현재 부산에서 제10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이 12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부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중국 주도의 RCEP가 최근 상품분야 양허안을 교환했다. 우리 통상당국이 협상 타결의 모멘텀을 형성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중·일 FTA 협상도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TPP 협상 타결이라는 외부적 환경변화를 고려해 협상 진전의 실마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중·일 모두가 RCEP 회원국이고 RCEP 진전에 맞춰 한·중·일 FTA 협상을 연계시킬 경우 협상 타결이 빨라질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두 개 다자 FTA 협상 간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발효시킨 FTA의 활용률을 높이고, 경제실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TPP와 같은 메가 FTA 출현으로 양자 간 FTA가 무력화됐다고 주장하나, 기존 FTA망을 보다 촘촘히 연결하고 확충해 나가는 것도 TPP 가입비를 줄이면서 FTA 경제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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