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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오른팔' 강태용이 전방위 금품로비 주도

입력 : 2015-10-13 19:18:33 수정 : 2015-10-13 19: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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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대 사기사건 판결문 보니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54)씨는 조희팔(58)씨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에서 검·경과 정치권에 대한 금품 로비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씨가 사망했다고 볼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외국에서 작성된 사망진단서 등으로 (사망 사실을) 선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2년 “조씨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뒤에도 지명수배를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조씨 관련 사건의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강씨는 수사기관의 압박이 거세지자 조씨를 대신해 자신의 고교 인맥을 동원한 로비에 나섰다. 먼저 강씨가 고교 동문인 김광준(54) 전 검사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된 액수만 2억7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검사는 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2014년 5월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강씨는 2007년 3월 당시 부산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김 전 검사와 대구 일대에서 수시로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2008년 5월부터 10월까지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을 건넸다. 그때 강씨는 조씨 등과 함께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판결문을 보면 강씨는 수사를 받고 있던 2008년 주위에 “내 친구가 부장검사다. 서울에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서슴없이 했다. 당시 김 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에 재직 중이었다. 수사 속도가 빨라지자 김 전 검사는 대학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모 변호사를 강씨에게 소개해줬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전 검사의 다이어리에서 강씨의 영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된 점에 비춰보면 강씨의 중국 도피에 관여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강씨는 2008년 11월 중국으로 도피했는데 그 뒤에도 김 전 검사와 연락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김 전 검사 외에도 전직 검찰서기관 오모씨가 조씨 수사 무마 부탁과 함께 15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올해 초 구속기소됐다. 최근에는 전직 경위와 총경이 조씨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 중인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조씨 측이 검경과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금품 로비 의혹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조씨와 강씨 일당이 중국으로 도피한 뒤 수년간 잡히지 않은 배경엔 뇌물을 받은 검경 인사들의 치밀한 수사 방해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2인자 강씨를 국내로 송환해 조사하면 로비 범위과 규모 등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2012년 5월 조씨의 시신 화장증과 당시 사망 진단을 한 의사와의 면담 등을 토대로 조씨가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 강 청장은 이날 “(조씨가 살아있다면) 접촉한 누군가로부터 첩보가 나오기 마련인데 2012년 이후 3년간 (조씨의) 생존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세준·정선형 기자, 대구=문종규 기자 mjk20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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