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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화사용 확산… 체제 위협할 수도”

입력 : 2015-10-13 18:56:22 수정 : 2015-10-13 22: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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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북한학학술대회서 지적 북한 내 외화 사용 증가와 사금융 확산이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3일 서울 숭실대에서 열린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서 ‘최근 북한 화폐금융의 문제점 검토 및 금융조치 평가’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2009년 몰수형 화폐개혁과 북한원화의 가치 폭락으로 북한원화는 외화로 본격적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급격한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줄었지만 달러라이제이션 및 사금융의 부작용은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어 커졌다”고 진단했다.

북한에서 유통되는 외화는 달러와 위안화, 유로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화가 총통화량의 30%를 초과하는 국가를 ‘비공식적 달러라이제이션’ 국가로 분류하는데, 북한 내 외화유통 비율은 정확히 알수 없으나 30%는 훌쩍 뛰어넘는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북한이 신구 화폐를 1대 100 비율로 교환해 주는 화폐개혁을 단행한 2009년 이후 북한원화 가치가 폭락하며 북한 주민은 북한 원화보다 외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최근에는 대규모 거래뿐만 아니라 일용품 등 소규모 거래에서도 외화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북한 경제에 깊이 뿌리 내린 사금융 확산은 ‘북한 원화는 저급화폐, 외화는 고급화폐’ 등식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사금융에서는 외화만 통용된다는 탈북민의 증언도 있으며, 사금융은 정부 주도의 자원배분 구조를 왜곡하고 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작용이 따른다.

이영훈 연구원은 “외화의 북한 원화 대체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지만 통화주권 약화 및 지도자의 위상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외화 사용 증가는 지도자의 위상마저 침식시킨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북한원화 고액권에 김일성 주석 초상을 새김으로써 지배자의 위상을 과시해 왔으나 외화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김 주석의 위상이 마오쩌둥의 위상에 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또 “중국의 위안화 약세는 북한 화폐의 자산가치 절하로 나타나고,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는 위안화 공급 감소를 일으켜 자금 흐름이 경색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 보낸 축하 영상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는 해”라며 “이제 분단의 고통을 끝내고 민족의 염원인 평화 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후 여러분께서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하시게 되면, 분단이 빚어낸 민족의 아픔을 실감하는 동시에 다양한 생태계가 잘 보전되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그곳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해서 갈등과 대립의 현장을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바꿔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무장지대를 넘나드는 경원선을 연결하여 끊어진 남북의 길을 이어나가서 통일의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북한을 변화의 길로 이끌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체적 비전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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