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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 후예들 어떤 작업 하고 있나? …마를렌 전 성황리 끝나

입력 : 2015-10-29 21:14:12 수정 : 2015-10-29 2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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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성 작가 마를렌 판 베인하르덴의 첫 한국개인전이 28일까지 삼청동 도로시 살롱에서 열렸다. 전시주제는 ‘스트라이프 스트립스 & 썸 어덜 블럭스’(TRIPS BY STRIPE AND SOME OTHER BLOCKS’로 몬드리안을 연상 시키는 작업이다. 국내 컬렉터들에게도 호평을 받으면서 상당수의 작품이 판매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미술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이룬 성과라 다양해진 국내 미술수요의 반영으로 진단하고 있다.

우리에게 몬드리안의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은 제법 친근한 작품이다. 특별히 미술에 큰 관심이 없을지라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혹은 어딘가에서 다들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그런 익숙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조각보와 비슷하다며 다들 한 마디씩 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그런데 몬드리안이 네덜란드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몬드리안을 중심으로 네덜란드에서 데 스테일(De Stijl)이라는 추상미술운동이 크게 일어나 현대 추상회화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전공자가 아니면 잘 모른다. 네덜란드는 여전히 우리에겐 풍차의 나라, 나막신의 나라 혹은 튤립의 나라일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네덜란드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몬드리안의 작품은 알면서, 네덜란드의 현대미술은 잘 모른다. 여전히 네덜란드 작가들은 지금도 꾸준히 훌륭한 작업들을 해 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마를렌 판 베인하르덴도 그 중에 한 사람이다.

마를렌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선과 면, 평면과 입체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나무판에 아크릴 물감으로 띠를 그리고, 칠하고, 또 크고 작은 입면체들을 붙이고 칠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어찌보면 우리가 살고있는 빌딩 숲으로 덮인 도시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날카롭게 각진 입면체와 선, 면의 세상에서 색면은 리듬과 멜로디를 만든다. 또 규칙과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때로는 위에서 내려다 본 세상같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눈 앞에 보이는 풍광 같기도 하다. 시점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다양한 시점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표현하려 한 고심이 느껴진다. 

작가의 노력은 지독하기 그지없다. 오래전 수도사 출신 건축가가 고집했던 황금비율 ‘1대 8’구조를 고집스럽게 자신의 조형세계로 풀어내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모던하고 정형적이면서도 불규칙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몬드리안의 구성에서 우리의 조각보를 떠올리며 느꼈던 익숙함과 친근함이, 마를렌의 작업에서도 똑같이 보여진다. 어쩌면 마를렌의 작품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들렌은 띠(strips)와 블럭(blocks) 그리고 색을 통하여 건축과 수학, 음악의 리듬을 담아내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다. 색띠와 블럭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과 형태의 향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동시에 가을이 깊어가는 소란스러움도 맛보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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