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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산책] 박물관, 현대미술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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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10 21:01:55 수정 : 2015-11-10 2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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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박물관 상설전시장엔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유물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29일까지 열리는 ‘현대미술, 박물관에 스며들다’ 제하의 전시에는 이수경, 황인기, 조 환, 조덕현, 나 현, 손동현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15명의 정상급 작가들이 참여하여 경기문화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유물들과 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선사실에 전시된 백남준의 ‘TV시계’나 청동기실에 배치된 박승원의 소형TV 모니터, 청자와 백자의 파편을 재조합해 새로운 도자기를 선보인 이수경, 출토 복식유물관에 놓인 전통염색기법의 정종미의 작품 등은 시대를 건너뛰고 가로지르며 적막한 유물로 가득했던 박물관의 상설 전시장에 새로운 생명력과 활기를 더하고 있다.

국내 국공립박물관에서는 드물게 시도되는 이번 전시는 지난 4월부터 경기문화재단이 재단 산하 6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합하여 뮤지엄본부(본부장 김찬동) 체계로 전환한 후, 뮤지엄의 새로운 운영모델과 전시모델을 보여주는 자리다. 그동안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제도 도입기로부터 상호 간의 벽이 높아 콘텐츠 교류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박물관과 미술관의 원천콘텐츠라 할 수 있는 컬렉션의 융복합 시도는 통섭의 시대에 걸맞은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뮤지엄은 살아 있어야 한다. 늘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여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스며든 현대미술은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선형적 시공간을 변화시키며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인문학적 담론 생산의 효율적 전략이 될 것이다. 김찬동 본부장은 “경기도 뮤지엄 본부는 이번 전시를 필두로 재단 산하 뮤지엄은 물론 경기도박물관협회 회원관이 소유한 다양한 경기문화의 원천들을 융복합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냄으로써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세계성을 구축하는 일련의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들의 시급한 과제는 다양한 전시 매뉴얼 개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인사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초빙만 하면 무엇이 당장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정부의 뮤지엄 정책도, 한국의 뮤지엄들도 운영 매뉴얼부터 갖춰야 한다는 쓴소리에 이제는 귀를 기울일 때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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