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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외

입력 : 2015-11-20 19:59:50 수정 : 2015-11-20 1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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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안정희 지음·이야기나무·1만4000원)
=도서관에서 책읽기 강연을 하는 북큐레이터 안정희씨가 인간 ‘기록 행위’의 의미를 되짚었다. 기록하려는 인간, 그 기록을 수집하려는 인간, 또 수집된 기록을 재해석해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정부 기록이나 공문서에 머무르지 않고 일반 사람들의 삶 속 기록까지 파고 들어간다. 자신의 일상을 찍어 사진집으로 출간한 여고생, 세상을 떠난 오빠를 일기로 추억하는 동생, 글쓰기가 어려운 할머니들 이야기를 입말로 담은 사례 등을 통해 이들 활동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살펴본다. 특히 보통 사람의 기록물이 지닌 ‘공공성’에 주목한다. 평범한 이들의 ‘느린 아카이브’가 이 사회의 ‘공유 기억’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정춘숙 지음·한울아카데미·1만8000원)=23년간 가정폭력 근절 운동에 몸담은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쓴 ‘가정폭력 고발서’다.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2만1381건, 하루 평균 100.9건에 이르지만 여전히 피해자를 위한 지원책이나 제도는 미비하다. 게다가 가정폭력의 실제 신고비율은 8.3%에 불과한 실정. 대다수 피해자가 침묵해서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구성원 전체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새로운 가해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사회구조적으로 접근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저자는 피해자들이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자립의지’라고 말한다. 책은 정서적 자립을 촉진하려면 다양한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명에서 생명으로(베른트 하인리히 지음·김명남 옮김·궁리·1만8000원)=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해 기록했다. 자신이 죽으면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러 달라는 친구의 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저자는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생쥐처럼 작은 동물의 송장을 땅에 묻는 송장벌레를 비롯해 시체를 먹는 구더기, 딱정벌레, 큰까마귀, 독수리, 곰 등 ‘자연의 장의사’가 펼치는 경이로운 행동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했다. 저자가 수집한 11개 에피소드는 죽음 후 벌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재활용함으로써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순환 과정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를 묻는다.

인터넷의 철학(휴버트 드레이퍼스 지음·최일만 옮김·필로소픽·1만6000원)= 현상학과 실존철학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인공지능 분야에 정통한 휴버트 드레이퍼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철학과 교수가 쓴 인터넷 전망서. 저자는 인터넷이 인간을 새로운 차원의 공동체와 민주주의로 이끌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을지 현상학적 관점으로 접근한다. 결론적으로 가상세계에서의 삶이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를 주지 못하며 인터넷은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신체가 없는 인공지능은 신체에 의해 주어지는 무수히 많은 상식적 지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신체적 마주침이 없는 배움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든 싫은 인터넷과 함께 살아야 할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인터넷의 정체를 알고, 컴퓨터와 인간, 인터넷의 삶과 현실 삶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제안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팔아라(제이 프롬, 크리스티 가튼 지음·정영선 옮김·라온북·1만5000원)=1980~2000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이들은 그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역사상 가장 큰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나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참여하고 싶어 하고, 기업이나 브랜드가 자신을 챙겨준다는 느낌이 들면 그 감동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공유한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가격에 민감하지만 ‘착한기업’의 제품은 더 비싸더라도 구매하려 한다. 책은 세계 3대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밀레니얼 세대 수천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이런 특성을 나타내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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