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글·그림/반달/1만3000원 |
‘너무 평범한 하루에 바람 한 점 불다/ 커다란 구름이/ 따그르르륵 바람이 불자/ 천천히 미끄러졌다./ 이번엔 조막만 한 구름이/ 빨래가 펄럭펄럭하니까/ 종종종종 간다./ 이번엔 기일쭉한 구름이/ 바람도 별로 없는데/ 가야지 가야지 하고 간다.’
하늘하늘 아리따운 시가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그 시에 구름이 붙었다. 커다란 구름이 한 점 붙었다. 소리도 안 내고 움직이지도 않고 한참을 붙었다. 안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따그르르륵 바람이 불자, 그제야 천천히 움직인다. 조막만 한 구름도, 기일쭉한 구름도 나름대로 바람 따라 흘러간다. 오랜만에 따뜻한 가락이 살아 있는 시 그림책이 나왔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날에 생긴 구름 한 점 바람 한 점이 그림책이 되었다.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우리 창작 그림책이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글 위로 수채화 그림이 어우러진다. 주인공 아이는 흘러가다 어느새 비를 뿌리는 구름의 움직임을 좇는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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