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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인사 스타일은 '보안·타이밍'

입력 : 2015-11-24 11:17:00 수정 : 2015-11-24 16: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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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카렌다를 앞에 놓고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정무1장관을 지낸 주돈식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두고 한 말이다.

의회민주주의 신봉자인 YS는 그만큼 국민여론을 의식했고, ‘여론정치’에 민감했다는 의미다. 언론이 책임론을 제기하기 전에 한발짝 앞서 인사를 늘 단행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電光石火)였다. 대표적인 것이 하나회 척결이었다. ‘보안’ 역시 중시했다. 사전에 언론에 보도되면 없던 일로 했다.

문민정부 때 일이다. 민자당 핵심 당직을 맡았던 한 중진 의원은 서울 모 병원에 입원했다. 간단한 수술을 하기위해서다. 중진 의원은 문병 겸 취재차 온 모 언론사 기자에게 자신의 유임 사실을 던지시 언질을 주었다. 그 기자는 중진의 유임 사실을 다음날 단독보도했다. 보도된 다음날 새벽에 중진의 부인은 자택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의원님께서 이번에 바뀌게 됐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잠결에 전화통을 놓은 부인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당 인사 발표에서 중진의 이름은 빠졌다.

YS는 당직자에게 힘을 공개적으로 실어주는 일도 있었다. 민주계 실세인 민자당 최형우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황명수 사무총장이 임명 받은 날, YS는 민자당 기자실로 전화를 걸어 황 총장과 통화를 했다. 물론 사진 기자들이 이장면을 찍었다. 다음날 대서특필했다.

또 장관직을 임명하거나 교체하면서 당사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예도 있었다. 당시 민자당 한 의원은 자신은 언론을 통해 임명사실을 알았고, 해임도 언론을 통해 들었다고 회고했다. 대통령에게 ‘재롱’을 떨어 장관직에 임명된 인사도 있다. 한 인사는 대통령 당선 후 독대하는 자리에서 YS의 귀에 대고 “각하, 저는 뭘 시켜 주시겠습니까”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고 한다. 얼마 후 개각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올랐다. 그는 업무추진 능력도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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