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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러시아기 격추 이후 중동 정세 어떻게 바뀔까

입력 : 2015-11-25 16:05:46 수정 : 2015-11-25 16: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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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 시리아 급진반군 격퇴에 있어 한목소리를 내왔던 터키와 러시아가 유례 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터키 F-16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Su(수호이)-24 전폭기를 격추하면서다. 양국 모두 이번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일전’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다. 하지만 러시아·터키는 직면한 정치·경제·외교적 제반 환경을 감안해 조만간 긴장 완화를 위한 ‘출구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터키 “증거 확실” vs 러시아 “사실 아냐”

25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러시아·터키 정부는 전날 터키 공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터키군은 24일 성명을 통해 “우리군 F-16s 전투기가 남부 하타이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5분 동안 열번이나 경고했지만 (미확인 전투기는) 이를 무시했다”며 “교전수칙에 따라 격추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주재 터키 대사 역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긴급서한에서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Su-24 2대가 터키 영공에 접근해 무선으로 ‘즉각 남쪽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10차례 사전경고했으나 두 전폭기는 1만9000피트(약 5790m) 상공에서 각각 1.36마일(약 2180m), 1.15마일을 17초 동안 침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의 설명은 달랐다. 러시아 국방부는 “Su-24 전투기 1대가 시리아 상공 6000m를 날던 중 지상공격을 받아 이었다”고 터키의 ‘영공 침범’을 정면 반박했다. 러시아는 또 터키 측의 비우호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격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같은 날 ‘대통령이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에 대해 얘기하진 않았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어떤 선동에 흔들려선 안되겠지만 동시에 그러한 행동(전폭기 공격)이 아무런 결과 없이 지나가지도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동의 적’ 격퇴 위해 긴장 고조 피할 듯

양국의 이번 군사충돌은 멀게는 옛소련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대립이 첨예했던 1950년대 이후 거의 60년만이다. 특히 IS가 수니파 신정국가를 선포한 지난해 6월 이후 양국은 웬만하면 정면충돌을 피해왔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1952년 가입)는 미국이 시리아 내 IS 공습을 시작한 지난해 9월과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군사지원을 본격화한 지난 9월말 이후에도 미·러 ‘등거리 외교’를 펼쳐왔다. 미국의 원활한 IS 공습을 위한 터키 내 공군기지 사용 요청에 대해선 시리아 북부 터키인들을 내세워 거부해오다 최근에서야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러시아의 잦은 터키 영공 침범에 대해선 말 뿐이었지 이번처럼 무력행사에 나서진 않았다.

터키의 이번 러시아 군용기 격추가 우발적인지, 의도적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러시아나 나토(범터키) 모두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격추 직후 외무장관의 26일 터키 방문을 취소하고 자국민의 터키 여행 자제 권고령을 내리는 등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사고 지역에 대한 전투기 추가 출격이나 전군 준비태세령이 없었다는 점에서 ‘등 뒤에서 칼을 찌른 격’이라는 푸틴의 격앙된 반응은 자국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터키 또한 연간 30억달러(약 3조4300억원)의 관광수입을 안겨주는 러시아와 더이상 척을 져선 안된다. 미국 등 나토 역시 모처럼 IS 격퇴를 위한 세계적인 연합전선이 마련되는 상황에서 굳이 러시아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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