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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키노아이] '007' 다니엘 크레이그의 잊지 못할 '수트핏'

입력 : 2015-11-29 14:02:00 수정 : 2015-11-30 1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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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역대급 수트빨'이라고 했다. 영화 '007 스펙터'(감독 샘 멘데스)에 나오는 '7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48)를 보고도 그의 수트핏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무리다.

일각에서는 '007 스펙터'가 전작들의 재미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 틀린 얘기는 아니다. 좋게 말하면 과거 007 시리즈의 추억을 곱씹기에 무난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지만, 클리셰가 지나치게 많았고 이렇다 할 스토리의 '한 방'도 부재했다. 007요원 제임스 본드는 300만불짜리 자동차와 가격 측정 불가 비행기를 단숨에 고물로 만들고도 여전히 당당했으며, 바람둥이답게 상대 여성을 바꿔가며 잠자리에 든다.

크레이그가 연기한 제임스 본드는 더할 나위 없이 섹시하고 멋진데, 영화는 기대만큼의 오락성이나 재미를 가져다 주지 못했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이런 양가적인 감정에 휩싸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언 플레밍의 동명 첩보소설을 처음 영화화한 '007 살인번호'(1962) 이후 무려 54살이 된 '007' 시리즈는 영국을 대표하는 고전 첩보영화 시리즈로 '007 스펙터'까지 무려 24탄이 제작됐다.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주인공 코드명 '007' 요원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들은 숀 코너리, 데이비드 니븐, 조지 라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총 7명에 이른다.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전 세계 영화팬들의 머리에 각인된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는 한 마디로 '영국신사'에 가깝다. '7대 본드' 크레이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그리고 역대 최강의 수트핏을 선보이며 전 세계 여심을 관통했다. 그가 영화에서 착용한 수트나 점퍼, 시계와 신발까지 화제가 될 정도로 '크레이그식 본드 스타일'은 영화 전체에서 빛났다.

보통의 남자가 '다니엘스러운' 본드 스타일에 도전하려면 얼마 만큼이 비용이 소요될까. 미국의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본드처럼 살기 위해 한국돈으로 총 17억3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이색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 비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본드의 '애마' 애스턴마틴 DB100으로 가격은 150만 달러(17억원)에 달한다. 이 차량은 '007' 콘셉트에 맞춰 제작된 일명 '본드카'로 세계에 단 10대만 존재한다고. 이탈리아산 고급 수트에 톰 포드 재킷과 선글라스, 오메가 시계, 소니 스마트폰 등을 합하면 3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 매체는 본드의 품위 유지비에 비해 첩보원 월급(약 10만 달러)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일 것이라고 위트 섞어 전했다.

하지만 크레이그의 본드 스타일를 감상할 기회도 '007 스펙터'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그가 이번 작품을 끝으로 '007' 시리즈를 하차할 뜻을 시사했기 때문. 그가 시리즈를 떠나더라도 '제8대 제임스 본드'가 새로 탄생하겠지만, 크레이그의 수트핏을 대체할 인물이 과연 누가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007 스펙터'는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악명 높은 조직 스펙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마주하는 최악의 위기를 그렸다. 수트핏뿐만 아니라 역대 제임스 본드 중 가장 뛰어난 액션을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크레이그는 이번 영화에서 특유의 맨몸 액션은 물론, 고공 헬기 액션, 총기 액션, 본드카 체이싱 등 리얼한 액션을 선보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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