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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는 원유 먹으며 자라는 독버섯

입력 : 2015-11-30 19:42:30 수정 : 2015-11-30 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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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불안 중동국가 유전 장악후 원유 암시장에 팔아 막대한 수익… 러 “터키, IS 원유 밀매 묵인” 비난… 양국 갈등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원유를 먹으며 자라는 독버섯.’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국제사회의 격퇴 노력에도 ‘바퀴벌레’처럼 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IS의 생존전략은 비교적 단순하다. 정정이 불안한 중동 국가의 유전지역을 최우선적으로 장악한 후 그곳에서 생산한 원유를 암시장에 내다팔아 막대한 자금을 모은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IS가 이렇게 끌어모으는 돈은 하루 130만달러, 연간 5억달러에 달한다. IS는 이 검은돈으로 무기와 병력을 추가해 다시 점령지 확장에 나선다.

IS는 이런 수법으로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이제 북아프리카 리비아까지 뒤흔들고 있다. 리비아 북부 지중해 연안 수르트주의 도시 시르테가 최근 IS 수중에 떨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르테의 IS 조직원은 현재 2000∼5000명에 달한다.

인구 70여만명의 시르테는 리비아의 대표적인 원유 수출항으로 인근에 주요 유전과 정유공장이 밀집해 있다. 영악한 IS 지도부는 원유 시설 운영 경험자들을 신규 조직원으로 포섭해 이곳의 유전과 정유소를 정상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시르테 동쪽의 또 다른 유전 도시 아즈다비아까지 넘보고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리비아의 유전지대들이 차례로 IS에게 넘어가면 IS의 유럽 본토 타격도 더 이상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된다.

최근 터진 러시아와 터키 충돌에서도 IS 원유는 ‘뜨거운 감자’다. 러시아 국영매체인 RT는 이날 “IS가 지난 8개월간 터키 암시장에 8억달러(9248억원) 상당의 원유를 팔았다”고 모와파크 알루바이 전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바이 전 보좌관에 따르면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생산한 원유를 터키로 빼돌려 국제 원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50% 이상 싸게 팔고 있다. 그는 “터키 암시장에서 석유를 판매해 올린 수익은 IS에겐 산소와 같다”며 “산소를 끊어야 IS가 질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근 국가의 도움 없이 홀로 생존할 수 있는 테러 단체는 없다”며 터키 정부가 IS의 원유 밀매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터키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후 러시아 측이 시리아 북부를 장악한 IS가 터키 암시장을 통해 원유를 밀매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시리아와 터키 국경을 오가는 원유 차량을 공습하다가 터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증거를 제시하라”라며 펄쩍 뛰면서도 시리아에서 밀수되는 석유 7900만L를 압수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원유 밀매를 방조한 것이 아니라 단속했다는 주장이지만 사실상 IS 원유가 터키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은 IS 공습 작전의 초점을 원유 밀매 차단에 맞추기 시작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최근 미 언론 인터뷰에서 “IS의 석유 트럭을 집중 공격한 것처럼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폭격기들도 그동안 500대 이상의 IS 원유수송 트럭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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