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인 전기전자의 경우 백색가전제품은 대부분 해외 생산이거나 관세가 낮고 이마저 10~20년내에 인하될 예정이어서 영향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도 대부분 이미 무관세 또는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휴대전화·스마트폰 역시 국내 업체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 대신 소형 공기청정기, 선풍기, 커피포트, 다리미 등 소형 가전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 국내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LG는 사실 별 영향을 받을 일이 없지만 중소 전자업체 사정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지배력과 가격경쟁력이 우월한 철강, 섬유, 비금속광물, 타이어 업종은 국내 시장 잠식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타이어는 15년 내 중국 측 50%, 우리나라 5%에 달하는 관세가 철폐되는데, 우리 업체는 대부분 중국 현지 생산 중이어서 큰 효과가 없고 저가 중국산 타이어 국내 시장 잠식이 점쳐진다.
섬유 역시 이미 무역수지 적자 상태인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아 한·중 FTA에 따른 후폭풍이 클 전망이다. 8~10% 내외에 이르는 섬유 제품 관세 철폐 시 면직물 및 폴리혼방 직물, 니트직물 등에서 중국 제품 유입세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유명 상표없이 신발, 의류, 가방 등을 소규모로 제작하는 영세 업체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체도 공급과잉 상태인 중국산 저가 철강재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켜내려면 혈투를 벌여야 할 판이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고급 철강재는 양허가 제외된 상태여서 실익이 별로 없다.
한·중 모두 활성화된 온라인 쇼핑에선 중국과의 직구, 역직구 시장 성장이 점쳐진다. 한·미 FTA가 미국 제품 직구 증가로 이어진 것처럼 중국 직구도 급속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인이 선호하는 한국산 화장품, 패션상품 등의 역직구 시장 역시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온라인 결제 주도권은 이미 중국 시장을 석권한 ‘알리페이’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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