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양 작가전’ 사비나미술관
르네 베리가 찍은 시가를 문 체 게바라. 밀착 인화지를 보면 다양한 표정의 컷에서 이 사진이 선택됐음을 알 수 있다.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
닉슨과 흐루쇼프의 사진은 또 어떤가.1959년 미국박람회장에서 닉슨이 손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듯 강하게 흐루쇼프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장면이 라이프지에 실린 적이 있다.엘리엇 어윗의 사진으로, 이 한 장의 사진만 보면 정치색 짙고 정치적인 시각으로 순간을 포착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미디어의 선택과 편집의 요술이다.밀착 인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닉슨과 흐루쇼프 간에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음을 볼 수있다. 작가들은 아예 밀착 인화지를 모두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많다.
곤충의 시각으로 작업한 주도양 작품. 360도의 입체 풍경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컴퓨터 작업을 한 것이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에서 3월 18일까지 전시를 여는 주도양(40) 작가는 곤충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는다. 곤충의 눈 높이로 때로는 하늘에서, 때론 땅바닥에 밀착해서 카메라를 작동시킨다. “겹눈 구조를 가진 곤충이 바라본 세상은 입체적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거나, 바늘 구멍이 여러 개인 ‘핀홀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검프린트 방식으로 인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사진은 360도의 입체감을 가져 만화경 속처럼 신비롭다. 전시장에선 사진의 촬영과 인화 과정뿐 아닌라 작품 제작이 끝난 후 파기된 원본까지 볼수 있다. 전시기간 중엔 ‘주도양 작가와 함께하는 곤충의 눈 사진학교’도 열린다. 카메라의 원리와 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곤충학자에게 자문했지만 작품들이 실제로 곤충의 시선과 일치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시를 통해 사진은 재미있고 쉽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02)736-4371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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