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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선택으로 편집된 역사, 곤충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

입력 : 2016-01-19 20:34:50 수정 : 2016-01-19 20: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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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사진전’ 한미사진미술관
‘주도양 작가전’ 사비나미술관
한 장의 사진이 어떤 시각으로 선택되고 촬영되는 지를 살펴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하나는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밀착 인화지를 볼 수 있는 사진전이고, 또 하나는 곤충의 시각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주도양 사진전이다. 

르네 베리가 찍은 시가를 문 체 게바라. 밀착 인화지를 보면 다양한 표정의 컷에서 이 사진이 선택됐음을 알 수 있다.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관장 송영숙)에서 4월 16일까지 선보이는 매그넘 사진전에선 매그넘 소속 사진작가들의 밀착 인화지가 공개된다. 밀착 인화지란 한 롤의 필름을 통으로 인화해 놓은 것을 말한다. 아날로그 필름 사진기 시절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을 살펴보는 수단이다. 

전시에서는 프랑스의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엘리엇 어윗, 잉게 모라스 등과 같은 저명한 사진가들과 매그넘의 신예 사진작가들 67명의 밀착 인화지와 사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밀착 인화지에서는 사진작가들의 시행착오가 다 포함되어 있어 흥미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사진은 시가를 문 사진이다. 하지만 르네 베리의 밀착 인화지(사진)에는 시가를 물지 않은 체 게바라의 사진도 많다. 만일 다른 사진을 선택했더라면 사람들은 체 게바라를 다른 모습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닉슨과 흐루쇼프의 사진은 또 어떤가.1959년 미국박람회장에서 닉슨이 손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듯 강하게 흐루쇼프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장면이 라이프지에 실린 적이 있다.엘리엇 어윗의 사진으로, 이 한 장의 사진만 보면 정치색 짙고 정치적인 시각으로 순간을 포착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미디어의 선택과 편집의 요술이다.밀착 인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닉슨과 흐루쇼프 간에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음을 볼 수있다. 작가들은 아예 밀착 인화지를 모두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많다. 

곤충의 시각으로 작업한 주도양 작품. 360도의 입체 풍경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컴퓨터 작업을 한 것이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매그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기치로 카르티에브레송, 헝가리의 로버트 카파, 폴란드의 데이비드 시모어, 영국의 조지 로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4명의 사진작가들이 모여 시작된 사진집단이다. (02)418-1315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에서 3월 18일까지 전시를 여는 주도양(40) 작가는 곤충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는다. 곤충의 눈 높이로 때로는 하늘에서, 때론 땅바닥에 밀착해서 카메라를 작동시킨다. “겹눈 구조를 가진 곤충이 바라본 세상은 입체적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거나, 바늘 구멍이 여러 개인 ‘핀홀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검프린트 방식으로 인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사진은 360도의 입체감을 가져 만화경 속처럼 신비롭다. 전시장에선 사진의 촬영과 인화 과정뿐 아닌라 작품 제작이 끝난 후 파기된 원본까지 볼수 있다. 전시기간 중엔 ‘주도양 작가와 함께하는 곤충의 눈 사진학교’도 열린다. 카메라의 원리와 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곤충학자에게 자문했지만 작품들이 실제로 곤충의 시선과 일치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시를 통해 사진은 재미있고 쉽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02)736-4371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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