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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죽향'의 고장에 '예술의 꽃' 피다

입력 : 2016-01-22 10:00:00 수정 : 2016-01-21 21: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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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던 양곡창고 담빛예술창고로 탄생
미술·조각품 감상하고 차 마시며 休∼
/대담미술관·이이남 미디어아트관도 명소
/메타프로방스마을, 머나먼 이국땅 온 듯
양곡창고로 사용되다가 10년간 방치된 남송창고가 지난해 9월 복합문화공간인 담빛예술창고로 재창조됐다. 창고 외벽에 쓰인 남송창고 글씨와 설치작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담빛예술창고, 대담 미술관, 이이남 미디어아트관, 메타 프로방스···.

최근 몇년새 전남 담양에 둥지를 튼 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들이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 미술관과 이색적인 복합문화공간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문화 담양’으로 변신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들이 담양의 고전 관광지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찾은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죽향의 고장 담양에서 남도 문화의 르네상스가 꽃피고 있는 것이다.

이들 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들이 죽향의 명성을 이어갈 차세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뜨고 있다. 담양군은 미래 문화관광의 성장동력이 될 이들 미술관과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활성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담미술관의 체험관, 컨테이너를 활용한 이색 건축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1일 찾은 담양읍 담빛예술창고에는 20∼30명의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차를 마시면서 보고싶은 그림을 감상하는 갤러리&카페의 손님들이다. 담빛예술창고는 지난해 9월 개관한 이후 상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곳은 죽녹원과 관방제림을 둘러본 관광객들이 메타프로방스로 가는 길 사이에 위치해 잠시 쉬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국내 최초의 대나무파이프 오르간을 제작해 주말에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오르간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담빛예술창고는 원래 양곡 창고였다. 1960년대에 정부가 수매한 벼와 보리를 보관하는 붉은 벽돌로 지은 남송창고다. 330㎡규모의 창고 2동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양곡 수매가 중단되면서 10여 년 전부터 이 창고는 더 이상 쓸모가 없게됐다. 담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흉물로 방치되자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담양군은 철거보다는 예술창고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담양군은 남송창고의 높이가 10m 정도로 높은 데다 외벽이 적색벽돌로 눈에 쉽게 띄는 점을 살리면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에 조성된 메타프로방스. 어느 프랑스 지중해 연안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이국적인 모습이다.

담양군은 지난해 1월 남송창고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담양군문화재단 국제예술창작촌 장현우 총괄기획팀장이 남송창고 리모델링의 총괄책임을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 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남송창고의 재창조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았다. 국비 606억원과 군비 606억원 등 모두 12억 12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게 당초 목표였다. 남송창고 인근에 대담미술관과 죽녹원, 관방제림 등 주요 관광지가 있는 점을 감안해 이들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지난해 9월 남송창고는 담빛예술창고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됐다. 영화와 미술, 조각, 공예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복합전시실과 문화가 살아있는 휴식공간 문예카페, 문화를 만지거나 만들 수 있는 문화체험실 등으로 꾸며졌다.

담빛예술창고는 죽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현대 미술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산실이 되고 있다. 담빛예술창고는 성공적인 리노베이션 사례로 꼽히면서 타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0년 담양에 문을 연 대담미술관도 사람과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담양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옛것과 새것을 담은 미술관의 건축 디자인이 독특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미술관의 아트체험 민박공간인 감나무집과 은행나무집은 한국 전통 양식의 건축미를 담아 놓아 체험과 예술을 함께 할 수 있는 레지던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커뮤니티갤러리는 농촌의 방앗간과 창고로 활용되던 건물을 현대적 커뮤니티 미술관으로 바꾼 것으로 건물 자체가 미술관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관에는 으레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다는 기존 미술관의 개념을 깨트리는 발상이다.

이이남 미디어아트관은 죽녹원 속 디지털미술관으로 뜨고 있다. 지난해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동안 죽녹원 내 500㎡규모로 설치된 이이남 아트센터는 죽녹원의 오감 콘텐츠를 생생하게 담아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김홍도와 강세황 등 선조들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 묵죽도’가 호응을 얻었다. 담양군은 이런 여세를 몰아 이이남 미디어아트관을 대표적인 디지털미술관으로 특화할 방침이다.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걷다보면 메타프로방스를 만나게 된다. 프랑스 남부지방의 낭만과 고흐의 정열을 담아 만든 멀티 테마타운이다. 프랑스 지중해 해안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건축물과 강렬한 원색의 채색이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이국적인 풍경을 한참 보고 있으면 머나먼 이국에 온 착각에 빠진다.

2012년 600억원을 들여 13만5000㎡ 부지에 조성하기 시작한 이 프로방스 마을은 2014년 7월부터 일부 모습을 드러내면서 담양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상가 39동과 펜션 34동, 펜션 및 상가 2동, 상가 및 음식점 9동, 관광호텔 46실, 가족호텔 57실 등을 갖추면 메타세쿼이어 가로수 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담양군은 또 국제예술창작촌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미술가들이 한 곳에 입주해 창작활동을 하면서 작품을 전시하는 예술촌을 만드는 것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등 기존 문화자원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들 문화자원에 미술관과 복합문화시설이 접목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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