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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의청심청담] 제5 유엔으로 북핵 막고 평화통일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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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1-25 19:35:25 수정 : 2016-01-25 19: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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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핵이 아닌 평화로 막자
한반도 안정 최적의 프로젝트, 세계평화 확대에도 큰 도움
경제효과 한 해 2조원 넘어… 실현만 된다면 한민족엔 축복
새해 벽두에 날아든 북한정권의 수소폭탄 발언은 정가를 잠시 핵공포, 핵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해서 남한도 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마저 불거졌다.

핵무기를 만들자는 발언은 우리(남한)도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선언적 의미는 있지만 다른 실익은 없다. 현재 세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속에 있으며 우리도 가입하고 있다.

박정진 통일연구위원·문화평론가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된 정객의 발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김을동 의원의 ‘제5 유엔’ 발언이다. 핵을 핵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 막자는 역발상인 제5 유엔 방안은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묘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목된다.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변 4강을 설득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타개할 가능성을 높이는 이 방안은 북한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시작할 수 있는 ‘비무장지대 평화공원안’보다는 훨씬 실효성이 있는 안인 것이다.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우리가) 핵 개발도 못하고 전술핵 배치도 못한다면 한반도에 (북핵 대응을 위해) 유엔 사무국을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4월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한반도 내 유엔 사무국 유치’를 제안하고, 5월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 가능성이 가장 큰 한반도에 유엔 사무국을 설치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수호할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제5 유엔은 북한의 핵공포에 휩싸여 있는 세계로서는 미국의 공격을 두려워하는 북한을 달랠 수도 있고, 또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항하는 남한의 핵개발 여론을 항구적으로 잠재울 수도 있는 대안으로도 손색이 없다.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유엔의 설립으로 막을 수 있다는 혁신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인 제5 유엔 안은 한반도 핵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킬 현대판 ‘별주부전(鼈主簿傳)의 (토끼의) 묘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대서양시대에서 아시아태평양시대로의 문명의 전환을 맞고 있다. 제5 유엔의 아시아 지역 설립은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의 차별’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인류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의미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최적의 프로젝트이다.

현재 유엔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케냐 나이로비에 유엔 사무국이 있지만 아시아에는 아직 사무국이 없는 형편이다. 아시아에 유엔이 들어선다면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태국 등 여러 나라가 경합할 것임에 틀림없지만, ‘평화를 주제로 한 유엔’(평화유엔)이라면 한국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한 번도 제국주의를 경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평화 마인드를 유지해온 ‘평화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한·중·일의 중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적으로도 고대에서부터 교량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의 정치·경제적으로도 허브의 위치에 있다. 제5 유엔 안은 주변 열강에게도 자국의 이익을 크게 손상받지 않으면서 상대를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한민국 중립화’ 방안으로서의 의미도 있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한국의 중립화를 논하는 것은 국제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5 유엔이야말로 실질적으로 평화안이면서 중립화 방안이다.

한반도 ‘평화유엔’은 유엔정신의 완성적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유엔의 승인과 감시하에 정부를 수립한 나라이다. 유엔에 의해 수립된 나라가 유엔의 지부를 설립한다는 것은 참으로 유엔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유엔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있다.

제3 유엔인 오스트리아 빈 유엔이 냉전과 핵무기 개발 경쟁에 따른 인류 멸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1980년)되었다면 제5 유엔은 북한 핵 무력화와 함께 인류평화를 정착시키는 의미가 있다. 제5 유엔은 우선 냉전 종식과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현실화하기 위한 ‘협의적 통일 분위기’ 성숙과 ‘세계평화의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엔본부 운영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기도 한다. 유엔은 국제기구산업이라고 불리는 신종 국제서비스산업으로서 세계가 탐을 내는 산업이 된 지 오래다. 참고로 유엔을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케냐의 경우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제네바 유엔을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는 연간 2조원, 빈 유엔을 운영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1조3000억원, 나이로비 유엔을 운영하고 있는 케냐는 4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 유엔이 유치될 경우 유엔 직원의 상주와 함께 각종 국제기구의 설립과 회의 등으로 거두는 경제적 효과는 대체로 한 해에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5 유엔은 한국 땅에 설비투자가 크게 들지 않는 청정재벌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효과가 예상된다. 유엔 설립 이익금의 절반, 아니 전부라도 북한에 주어서 평화통일과 인류평화에 기여한다면 한민족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보람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박정진 통일연구위원·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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