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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원맨쇼? 황정민이 판 깔았다

입력 : 2016-02-08 11:27:00 수정 : 2016-02-08 16: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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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이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설 극장가를 장악했다.

‘검사외전’은 검사와 사기꾼이라는 개성 있는 두 캐릭터를 앞세워 명절에 잘 어울리는 코미디 액션 오락 장르로 남녀노소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가장 먼저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 강동원의 ‘역대급’ 망가진 캐릭터 연기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강동원은 ‘A급 명품’ 외모에 똑똑한 머리를 가진 전과 9범의 사기꾼 한치원으로 분해 내뱉는 말마다 잘난 척에 허세 작렬인 캐릭터를 결코 밉지 않게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사실 이 영화가 첫 공개되고 난 후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검사외전’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그곳에서 만난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이용해 자신의 누명을 벗고 사건의 진짜 배후를 밝혀내는 내용을 그린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종일관 진지한 캐릭터인 변재욱에 비해 한없이 가볍고 유쾌한 한치원에 관객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가는 건 당연지사. 지난해 ‘국제시장’, ‘베테랑’, 그리고 ‘히말라야’까지 3연타석 홈런에 성공한 황정민인데 ‘강동원표 코미디’에 가려졌다니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인터뷰에서 황정민을 만나 변재욱 캐릭터에 대해 의도한 바와 구상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코미디에 가려 본인 배역이 빛을 잃은 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에 ‘허허’ 너털웃음을 짓는 그다.

“작품에 있어 ‘판을 잘 깐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 몰라요. 영화라는 건 태생 그 자체가 한 사람이 돋보인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동원이가 작품에서 미친 듯이 날뛰어 놀 수 있었던 건 그 뒤에서 묵묵히 받쳐준 배우, 스태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작품 들어갈 때 그 밑판을 잘 깔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작품은 황정민과 오래 전부터 함께해온 ‘신세계’ 사나이픽쳐스, 그리고 강동원의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었던 ‘군도’ 영화사월광의 공동제작으로 완성됐다. 

황정민은 ‘히말라야’ 촬영을 끝내고 쉬고 싶은 마음이 컸을 때 이 시나리오가 자연스럽게 꽂혔다고 했다. “팝콘무비로서 제 구실을 잘하고 있다”는 게 ‘검사외전’에 대한 그의 평. 좋은 배우와 제작진과 의기투합했고 그 결과물로서 만족한다는 그는 작품 속에서 본인이 돋보이고, 안 돋보이고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거듭 말했다.

“상대방이 돋보이는 거 왜 신경을 써요. 그러면 변재욱 역할은 누가 하라고. 동원이 너무 잘했죠. 하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모든 분들이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니까 그 결과물이 돋보이는 거예요. 제가 그동안 몇 작품을 했는데…. 그런 거 신경 쓰면 배우 못하죠.(웃음)”

강동원은 인터뷰에서 “나 대한민국 검사야”라는 극 중 대사가 원래 변재욱의 것이었다고 고백하기도. 

진짜 검사인 재욱보다는 사기꾼인 치원이 이 대사를 할 때 더욱 웃음을 유발할 거라는 게 여러 사람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황정민 역시 그런 생각에 동의했고, 강동원에게 흔쾌히 대사를 내줬다. 영화는 공동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할 듯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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