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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통법으로 통신사만 대박, 통신비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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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3 21:41:07 수정 : 2016-02-03 21: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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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울면서 속으로는 웃는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제 통신 3사가 발표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모두 줄어들었다. 2009년 3사 체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82%나 늘었다. SK텔레콤 영업이익이 1100억원가량 줄긴 했으나 지난해 30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에 1200억원을 쓴 점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을 낸 셈이다. 특히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가입자당 매출(ARPU)이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모두 늘어났다.

통신사들은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모양이다.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적게는 130만원, 많게는 1000만원까지 나눠준다고 한다. 주식 1주당 배당도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에 소문날까 봐 쉬쉬하고 있다. 이들이 표정관리를 하는 이유가 있다. 2014년 10월 시행 당시부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실적에 영향을 크게 미친 탓이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가입비를 폐지하고 20% 선택약정 할인을 해주느라 남는 게 없다고 엄살을 피웠다. 뚜껑을 열어보니 단말기 보조금(지원금) 상한 규제 효과만 톡톡히 누렸다. 통신사들은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조원에 가까운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특히 단통법으로 5000억원을 아낀 SK텔레콤은 이 돈을 특별퇴직금과 쇼핑 사업 확장에 모두 쏟아부었다. 앞으로 매년 이런 효과가 이어질 게 확실하다. 소비자들이 가져가던 보조금 혜택이 고스란히 통신사들 주머니로 옮겨진 것이다.

단통법 시행으로 일부 가입자가 지원금을 독식하던 폐단이 없어지고 프리미엄 단말기 가격이 다소 낮아진 건 사실이다. 반면에 대다수 소비자는 지원금만 줄고 단말기 가격이 그대로라고 느끼고 있다. 통신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을 따로 공개하는 분리공시제도가 빠진 탓에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는 사실 크지 않았다. 가입자들이 음성·문자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전환하다 보니 통신비 부담은 크게 늘었다. 가계의 통신비 지출이 줄었다는 일부 통계도 단통법이 아니라 알뜰폰 보급이나 20% 요금 할인제 등에 따른 효과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단통법 성과를 분석해 6월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데, 개선이 아니라 폐지가 올바른 선택이다. 통신사들도 제 배만 불릴 게 아니라 가입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춰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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