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분양시장에서 견본주택 마케팅이 수요자 집객 위주에서 계약자 중심인 '애프터 마케팅'으로 급변하고 있다.

기존의 견본주택 행사라고 하면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방문객 위주가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입 소문이 나고 분양의 성패를 가른다고 믿었기 때문.

최근엔 청약률 보다는 계약률이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도 실제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이어진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수요 비중이 높아지며, 청약은 마감해도 계약 시 미분양이 발생하는 단지가 늘고 있어서다.

'애프터 마케팅'이란 기존 고객의 이탈방지를 역점에 둔 방식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기존 계약자나 계약을 앞둔 청약당첨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고 있어 계약률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안성 푸르지오' 분양대행사 하우징멘토의 박정훈 본부장은 "같은 마케팅 비용이라고 하면 단순 방문객보다는 실구매자인 계약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게 효과가 더 좋다"며 "계약자들의 높은 만족도는 지역민들의 입소문으로 이어져,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홍보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1일 '안성 푸르지오' 견본주택에서 계약자를 대상으로 기아자동차 3대를 제공하는 통 큰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번 이벤트는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등 기아자동차 K7, 2등 K5, 3등 K3의 총 3대를 증정했고, 추가로 50인치 TV, 전자레인지 등도 함께 추첨을 통해 제공됐다. 당첨되지 못한 계약자들을 위해서는 케익을 제공하며 빈손으로 돌아가는 수요자들이 없도록 배려했다.

역대 최대규모인 6800가구로 지어지며 이슈가 됐던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서도 계약자를 대상으로 풍성한 경품행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18~20일, 25~27일 주말동안 견본주택을 방문한 계약자에게는 홍삼을, 함께 방문한 지인에게는 주방 8종 세트를 증정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대구의 대신2-3지구 주택재건축 사업인 'e편한세상 대신' 역시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세탁기, 냉장고, LED TV 등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를 견본주택에서 성황리에 진행하며 지난달 분양 마감됐다.

청약자를 대상으로 콘서트를 개최한 단지도 있다. 3.3㎡당 4290만원이라는 고분양가로 화제가 됐던 GS건설의 '신반포자이'는 지난달 24일 견본주택에서 청약자를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Jazz 콘서트를 진행했다. 재즈색소포니스 이정식 교수의 연주와 정우식 PD의 해설로 진행되는 이 공연은 1순위 청약자 중 희망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초대권을 배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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