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구해 춘제를 보내는 내용을 담은 중국 TV드라마 포스터. |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절정으로 향하는 가운데 짝없는 20,30대 청년들의 여친 구하기가 한창이다.
5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이른바 여친 임대 시장에서 여친을 빌리는 비용은 대체로 미모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최저 500위안(약 9만원)선이다. 3000위안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학을 졸업한 중국 젊은이들의 월급이 3000위안대인 점을 감안하면 여친 임대 비용으로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일지 모른다.
여친 임대 시장이 형성된 것은 고향의 부모나 친척들이 결혼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중국신문망은 최근 몇 년 사이 결혼 압력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고 여친을 구해 고향으로 향하는 독신 남성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집 가라는 소리를 듣기 싫은 여성은 남친 구하기에 나서기도 하지만 그 어려움은 남성의 여친 구하기에는 못미친다.
올해 30세로 광둥성에서 일하는 한 남성은 “돈 주고 구한 여친과 고향에 가면 가족들은 내 염려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여친 행세를 해 돈을 버는 여성 역시 위험은 있다. 여친 구하는 남성의 목적이 불순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쑤성 출신으로 춘제 연휴 기간 고향에 가지 않고 여친을 대행해 돈을 벌고자 하는 29세의 한 여성은 여친 대행비 하루 1000위안, 왕복여비는 남성 부담, 남성 집에 가서도 같은 방에는 있되, 침대 자리는 같이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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