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향 같이 갈 여자친구 구해요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6-02-07 17:06:18 수정 : 2016-03-02 18:02: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여자친구를 구해 춘제를 보내는 내용을 담은 중국 TV드라마 포스터.
“고향 같이 갈 임시 여자 친구를 구합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절정으로 향하는 가운데 짝없는 20,30대 청년들의 여친 구하기가 한창이다.

5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이른바 여친 임대 시장에서 여친을 빌리는 비용은 대체로 미모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최저 500위안(약 9만원)선이다. 3000위안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학을 졸업한 중국 젊은이들의 월급이 3000위안대인 점을 감안하면 여친 임대 비용으로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일지 모른다.

여친 임대 시장이 형성된 것은 고향의 부모나 친척들이 결혼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중국신문망은 최근 몇 년 사이 결혼 압력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고 여친을 구해 고향으로 향하는 독신 남성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집 가라는 소리를 듣기 싫은 여성은 남친 구하기에 나서기도 하지만 그 어려움은 남성의 여친 구하기에는 못미친다.

올해 30세로 광둥성에서 일하는 한 남성은 “돈 주고 구한 여친과 고향에 가면 가족들은 내 염려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메신저 등에 구하는 여친의 조건을 올렸지만 마땅한 짝을 찾지 못했다. 하루 여친 역할을 하는 가격이 1000위안(약 18만원)으로 비싼 것도 문제지만 여친을 하겠다는 여성이 제공한 정보를 곧이 곧대로 믿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돈을 먼저 내라는 곳도 많아 자칫 속임수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돈만 날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해서다.

여친 행세를 해 돈을 버는 여성 역시 위험은 있다. 여친 구하는 남성의 목적이 불순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쑤성 출신으로 춘제 연휴 기간 고향에 가지 않고 여친을 대행해 돈을 벌고자 하는 29세의 한 여성은 여친 대행비 하루 1000위안, 왕복여비는 남성 부담, 남성 집에 가서도 같은 방에는 있되, 침대 자리는 같이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여친을 빌려 고향으로 가는 세태에 대해 베이징시에서 일하는 변호사 리훙자오는 “이 같은 여친 임대차 행위는 법률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쌍방이 사기, 성폭행 등 위험을 당할 수 있다”면서 “기타 다른 형태의 매춘 행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혼인을 위한 남녀 소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전문가는 “돈을 주고 여친을 구하는 행위는 독신 남자의 도피 심리를 반영한다”면서 “여친 행세를 하는 여성을 통해서도 현재 젊은이들이 물질을 더 중시하는 세태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전문가는 “여친을 구하는 행위를 하는 젊은이들은 소수”라며 “대대수 젊은이는 아직도 진짜로 여친을 찾아서 연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