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동원(35)은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다. 모델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MBC TV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뒤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연기 경력이 어느덧 10년이 넘은 강동원에게 영화 '검사외전'이 맡긴 역할은 전과 9범의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 짧은 영어로 재미교포를 사칭하고, 검사·조직폭력배 등으로 변신해 사기 행각을 벌인다.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 '변재욱'(황정민)과 부당한 권력을 풍자하면서 진정한 법과 정의는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우종길'(이성민) 선거캠프에 잠입, 선거운동 중 막춤을 선보이는 등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강동원은 춤추는 신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막춤은 현장에서 갑자기 만든 것이다. 외국의 클럽 라운지에서는 술 마시면서 가끔 춤을 추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는 것을 안 좋아하는 성격이다. 이번 촬영에서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이 어색했다."

마지막 촬영 때가 제일 즐거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엔딩신을 찍을 때 '끝났네' 하면서 행복해했다. 나름 캐릭터가 어려워서 만들 때 힘들었다.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재미는 있었는데, 실제 성격과 갭이 컸다."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에 이어 신인 감독의 작품에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 '검사외전'은 '비스티 보이즈'(2008)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 윤종빈(37) 감독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이일형(36) 감독의 데뷔작이다. 차기작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에서도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시나리오가 좋아서 보면 꼭 신인 감독이었다. 신인 감독 작품을 연달아 했지만,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제작팀은 나랑 계속 했던 사람들이다. '가려진 시간'들은 처음 본 사람들이다. 신인 감독이랑 하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고,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이라고 각오는 한다. 이번에 이일형 감독은 빨랐다. '군도' 때 현장을 열심히 뛰어다녀서 '저 조감독은 영화 잘 찍겠다'라고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 때는 시나리오 작업이 들어갔을 때가 아니라서 이렇게 '검사외전'으로 만날 줄 몰랐다."

-이일형 감독에게 '다음에 꼭 한 번 같이 하자'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지.

"그런 이야기를 안 좋아한다. 낯 간지러운 이야기를 잘 못한다. 친한 감독한테도 부담주기 싫어서 뭐 쓰는지 안 물어본다."

-작품 선택 기준은.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본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인간적으로 건질 게 있는지 본다. 발전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많이 생각한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은.

"특별히 없다. 좋은 작품을 계속 찍어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원톱, 투톱, 스리톱 등을 신경 안 쓴다. 그런 것을 따졌으면 '그놈 목소리'나 단편 영화를 찍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작품 안에 좋은 캐릭터면 된다."

-사제복을 입고 비주류 장르로 치부됐던 '검은 사제들'의 흥행을 이끌었다.

"사실 그 영화가 그렇게 잘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검사외전'을 찍을 때는 '검은 사제들'이 개봉을 안 했다. 하하. '영화를 잘 만들자'가 첫 번째 목표고, 최소한 관객이 이 정도쯤은 오게 만들자는 목표도 있다. 현장에서 목표치를 대충 잡는데, 300만명만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찍은 게 '검은사제들'이었다.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감사했다. 덕분에 앞으로도 그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됐다. 관객수가 약 550만명인데, 체감적으로는 800만명이 넘은 느낌이 있다. 찍어보니 그런 쪽 장르 영화가 힘들더라. 잘 되니깐 짠한 게 있다. 집에 가서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열심히 하니까 관객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

-이번 영화의 흥행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500만명만 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행복할 것 같다. 지금 분위기로는 BP(손익분기점)는 넘을 것 같다. 마음이 편하다."

-'장르가 강동원'이라는 말도 있던데.

"하나둘씩 작품이 잘 안 되면 바로 사라진다. 살벌한 동네다."

-전작 '검은 사제들' 때처럼 JTBC '뉴스룸' 같은 프로그램에 또 출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영화 홍보적인 성격을 다 떠나서 손석희 앵커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따로 시간을 빼준다고 했는데 거절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진짜 용기를 내서 출연했다."

-'뉴스룸'에서 날씨 예보도 하면서 화제가 됐다.

"사람들이 내 성격을 그렇게 오해하고 있는지를 몰랐고, 크게 이슈가 될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내가 약간 차갑고 까칠하다고 오해했던 것 같다. 물론 직업인으로서 까칠한 면은 있다. 그렇다고 독단적이거나 닫혀 있는 사람은 아니다. 또 그렇게 착한 사람도 아니다. 어떤 때는 까다롭고 못됐기도 하다. 다만 이것은 확실하다. 돈 욕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고 일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나만 잘되자'고 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과 다같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진짜 싸워야 할 때는 싸우고, 아웃시킬 때는 칼같이 아웃시키지만 챙기는 사람은 또 끝까지 챙긴다."

-'검은 사제들' 때 사제복이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이번에는 죄수복이다. 입은 소감은.

"사실 죄수복이 중요하지 않은 영화다. '옷이 편하다' '생각보다 간지나네' 정도의 느낌만 있었다. 옷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여름에 촬영했는데 너무 편했다."

-코믹 연기를 하면서 고충은 없었나.

"일단 보는 여자들마다 작업 거는 게 힘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러는게 창피했다. 만나는 여자들마다 작업을 거는 것은 내가 만든 설정이었는데, 실제로 하면서 너무 뻘쭘했다.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어려웠다. 사실 한국 사람이 다른 사람의 눈을 그렇게 뚫어지게 안 본다. 늘 시선을 피하는 게 예의처럼 되어있는데, 외국은 건배할 때도 항상 눈을 보면서 한다. 거기서 좀 따와서 외국인 느낌으로 했다."

-신혜선(27)과의 키스신 비하인드 스토리가 화제를 모았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키스신이 없었다. 이야기가 너무 확 넘어가니까 감독이 흐름상 필요하다고 했다. 상대배우와 말 한 마디도 안해봤었는데 민망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한 뒤 며칠 뒤에 찍었다. 신소율과도 거의 말을 안 해봤다."

-여배우와의 친분을 쌓지 않는 편인가.

"여배우들이 현장에서 말을 거의 안 건다. 한국은 남녀 사이에 친구가 안 되는 문화다. 특히 여배우들이 말을 안 한다. 조연이나 단역과는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다.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는 것도 웃기고, 계속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거다."

-'검은 사제들'의 김윤석(48)·'의형제' 송강호(49) 등과 호흡을 맞추며 남성 투톱 장르에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이번 파트너는 황정민(46)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강동원에게 황정민이란?'이란 질문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못한 이유는.

"강동원에게 황정민은 좋은 선배다. 사실 그렇게 허물없는 사이가 아니다. 정민 선배가 편하게 대해주는데, 내가 어떻게 선배에게 편하게 대할 수 있겠냐. 그리고 정민 선배를 알게 된지 얼마 안 됐다."

-이성민(48)·박성웅(43) 등 남자 선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성민 선배는 벌써 세 작품째라서 편했다. 박성웅 선배는 성격이 좋았다. 원래 캐릭터적으로는 거리가 좀 있는 관계였는데, 성웅 선배가 캐릭터를 재밌게 잡아왔다. 그래서 '재밌게 하려면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자'고 해서 그렇게 갔다."

-치킨·계란 등 먹는 장면이 많다.

"체중 관리 때문에 평소에는 치킨을 많이 먹지 않는다. 치원이 심각한 일을 하고 있지만, 항상 뭔가를 먹고 있다는 게 설정이었다. 감독이 그런 걸 원했다. 외국 영화를 보면 가끔 장례식장에서도 스파게티를 요리하면서 이야기하듯이 좀 가볍게 가려고 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YG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 '양현석(47) 대표의 안목과 추진력,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는데, 해외 진출 계획은.

"YG에서 글로벌하게 만들어주면 좋을텐데, 이제부터 찬찬히 준비해야 겠다. 한국 영화가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나와 같은 배우들이 먼저 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중국은 더빙이라서 당장 촬영하는데 있어서는 언어가 그렇게 필요 없다. 물론 그 쪽에 가서 일하려면 문화도 많이 배워야 하는데, 다행히 중국 음식을 워낙 좋아한다. 어디를 가도 음식에 문제가 없다. 동남아 음식도 좋아하고, 태국 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할리우드 진출이 최종 목표인가.

"아니다. 아시아 시장에서 내가 자리를 잡게 되면 할리우드 진출은 자연스럽게 가능할 일이다. 최종 목표는 내가 아시아에서 유명해져서 한국 영화가 아시아 동시 개봉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돈 욕심이 있는 성격도 아니고, 돈 벌자고 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깨끗한 세트에서 촬영도 하고 싶고, 수명을 단축시키면서 일하고 싶지 않다. 현장에 와보면 알텐데, 지금 거의 수명을 갉아먹으면서 일하고 있다. 잠도 못 자고 24시간동안 촬영하고나서 집에 들어갈 때 다들 '일찍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세트장에서 코를 풀면 시커먼 먼지가 나오니까 다들 '빨리 죽을 것 같다'는 소리를 한다. 결국은 제작비 문제다. 제작비가 없으니까."

-20년지기인 가수 주형진(35)의 '비밀을 말하다' 뮤직비디오에 노개런티로 출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고교 동창으로 오랜 술 친구다. 노개런티가 그렇게 화제가 될지 몰랐다. 나는 의리로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 돈은 안 받았는데,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친구가 아니었으면 안 했을 것이다. 목소리가 좋고 같이 작업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친구랑 하는 작업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을 누군가가 억지로 강요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부모도 아예 터치를 못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말씀을 잘 들고 살아왔지만, 나를 자유롭게 키워줬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간섭했을 때 굉장히 싫어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확고한 신념대로 살아왔는데 잘 된 것 같다.

"진짜로 열심히 한다. 보통 사람들 기준보다 열심히 한다는 기준이 높은 것 같다. 그냥 막 해서 십몇년째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검을 다루는 역할을 하면 몇 개월동안 검 연습만 하고, 무술팀보다 잘 할 때까지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일처리를 잘 못하면 잠도 못 잔다."

-신비주의 스타로 손꼽히기도 했었다.

"내가 신비주의를 한 것이 아니다.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생활을 왜 공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알권리'라고 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게 따지면 옆집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 권리에 포함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무슨 특수교육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다. 배우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3년동안 연기 수업을 받고 데뷔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고 있는건데, 나라고 해서 뭐가 다르겠느냐. 다른 것을 먹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돼지국밥이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많이 먹으면서 자랐다. 인간으로서는 다 똑같고, 직업이 다를 뿐이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이 들었을 때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한 배우다' '최고의 배우였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하나 덧붙이자면, 산업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을 만들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다른 사람이 해줘도 좋다. 내가 편하게 따라가면 되니까. (웃음) '세계 시장을 겨냥해서 이 음악을 만들거야'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결국에는 배우들 자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열심히 해서 한국영화의 파이를 더욱 키우고, 아시아 전체 시장을 넓히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