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전상일의건강解] 지카 공포, 소통으로 치유하자

관련이슈 전상일의건강解

입력 : 2016-02-11 20:40:22 수정 : 2016-02-11 20:40: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보 자주 공개해야 국민 대응력 높아져
유아·고령자에 맞춤형 콘텐츠 제공해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초기대응 실패로 큰 희생을 치렀던 우리로서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지레 겁이 난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강 건너 불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중국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중남미 국가와의 인적 교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에 근거할 때 메르스 바이러스처럼 사람 간 전파는 안 되고 수혈이나 성관계로 인한 감염 가능성만 제기된 상태라는 점이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때 허술한 소통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졌던 것을 기억하고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다양한 모기매개 질환을 염두에 두고 ‘모기 위해소통 체계’를 확립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모기 위해소통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기와 관련해 알려진 사실을 평소에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권고하는 보호관리 커뮤니케이션과 우리나라에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비한 위기대응 커뮤니케이션이다. 전자는 대중의 위험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후자는 공포심 등 위험인식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핵심 정보를 세 개 정도로 추려서 빠른 시기에 반복적으로 소통해야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관계 당국의 소통방식을 지켜보면 두 소통방식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카 바이러스가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반복적인 안심위주의 소통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 신뢰도 저하를 불러와 차후의 소통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안심위주의 소통을 하는 데는 소통 기술이 필요하다. 안심시키고 싶은 메시지는 문장에서 주절이 아닌 종속절에 끼워넣는 게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아직 우리나라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는 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관계 당국은 신이 아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할 수 없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대중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인터넷상에 공유되는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대중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정보를 괴담으로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대중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모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아, 고령자 등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 계층은 상대적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게 맞는 맞춤형 소통 콘텐츠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 때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점만 쉽게 설명했어도 지역사회 감염 공포는 상당수 줄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설 연휴 동안 동남아시아를 관광했던 국민들이 돌아왔다. 올해 모기와의 전투는 이제 시작이다.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장·둘다북스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