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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해체 40년 소요… 이제 1부 능선 올라

입력 : 2016-02-11 19:33:09 수정 : 2016-02-11 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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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내달 5년 “등산으로 비유하면 10부 능선 중 간신히 1부 능선에 올랐다고 본다.”

오노 아키라(小野明)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은 10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을 찾은 주일 외신 공동취재단에게 원전 복구 상황을 전하면서 “최대 과제는 아직 우리가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꺼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발생 이후 폐로(원전 해체) 및 오염수 대책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

지난 10일 도쿄전력(TEPCO) 직원이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손상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건물의 잔해를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노 아키라 제1원전 소장은 현장을 찾은 주일 외신 공동취재단에게 “(원전 해체 작업이) 등산으로 비유하면 10부 능선 중 간신히 1부 능선에 올랐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쿠시마=AP연합뉴스
한 달 뒤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된다. 현재 도쿄전력 직원 1200명, 기타 건설노동자 7000명 등 매일 8200명이 원전 제염·복구 작업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취재단이 둘러본 원전 주변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어선 듯한 인상이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미세먼지 대처용 방진 마스크를 취재단에 지급했다. 사고 2주년 무렵인 2013년 진행된 프레스 투어 때 전면마스크, 지난해 투어 때 반면(半面) 마스크를 제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나아진 편이다. 3년 전에는 원전 단지 내 옥외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전면 마스크를 썼다. 지금은 원자로 주변 등 일부 지점에서 일하는 사람만 전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도쿄전력 관계자는 말했다. 이는 원전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원전 단지 내 토양을 시멘트 등으로 포장하고 수소폭발 때 발생한 건물 잔해들을 상당 부분 치운 데 따른 변화였다.

취재단은 원자로 4기(1∼4호기)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점에서 폐로의 1단계 조치인 사용후 핵연료 인출 작업을 지켜봤다.

4호기에서는 2014년 12월부로 사용후 핵연료 1535개를 모두 인출하는 데 성공했고 1호기에서는 인출 작업에 앞서 방사성물질이 상공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했던 커버를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고 당시의 수소폭발로 파괴된 원자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3호기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꺼내기 앞서 사고 잔해들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원전 복구의 핵심인 용융 핵연료 인출 작업은 진전이 없었다. 원자로 안에서 녹아내린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있어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원자로 내부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으로 떨어진 용융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은 30∼40년 동안 진행될 원전 해체의 핵심 작업이자 최대 난제라고 오노 소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로봇을 투입했지만 녹아내린 핵연료가 정확히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제1원전 주변 땅을 얼려 지하수의 흐름을 차단하는 구상인 `동토차수벽`(凍土遮水壁)`을 만들기 위한 냉각용 파이프 설치 등 관련 시설물 공사가 9일 완료됐다. 사진은 동토차수벽에 쓰이는 냉각용 배관으로 관련 시설물 완공 전 촬영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방사선량도 여전히 높았다. 1∼4호기 원자로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80마이크로시버트(μ㏜)였다. 도쿄전력·일본정부가 정한 1일 인체 허용량이 100μ㏜다. 오염수 문제도 고민거리다. 원전 건물로 흘러들어오는 지하수가 오염되면서 하루 약 300t씩의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었다.

취재에 동행한 오카무라 유이치(岡村祐一) 도쿄전력 대변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교훈을 묻는 질문에 “리스크에 대한 생각이 멈춰버렸던 것을 반성했다”며 “해일의 높이를 추측하고 그 범위 이상의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국가(원전 규제기관)도, 사업자(도쿄전력)도 무작정 믿어버린 것이 사고를 막지 못한 원인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층적인 방어 태세, 생각을 멈추지 않는 배움의 태도에 더해 개인의 기술향상을 계속하지 않으면 우리는 원자력을 다룰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NHK가 1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 국민 5명 중 4명은 원전 사고 피해지의 제염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22%, 별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또 향후 원전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49%는 원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22%는 원전을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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