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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은 역대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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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13 15:41:58 수정 : 2016-02-13 17: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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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이에 맞서는 박근혜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두 달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야권에서는 이번 정세를 놓고 ‘북풍(北風)’전략으로 의심하고 나섰고, 여권은 “어느나라 정당이냐”며 반박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정치적 득실을 민감하게 계산하는 이유는 역대 선거때마다 ‘북한’또는 ‘북풍’이 끼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발 이슈 터질때마다 표심 ‘오른쪽으로’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 직전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KAL기 폭파 테러)은 대표적으로 북한발 이슈가 선거에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분류된다. 북한의 테러로 밝혀지면서 민정당 노태우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폭파범 김현희가 대선 전날 압송되어 국내에 도착한 것도 파장을 불렀다. 1992년 14대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과 1996년 15대 총선 직전에 북한이 일으킨 판문점 무력시위 역시 안보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투표심리를 자극해, 보수정당에 유리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다보니 야권에서는 선거직전의 북한발 이슈를 ‘북풍’이라 부르며 경계하곤 했다. 1997년 15대 대선 직전 일부 인사들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북한 인사와 접촉해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이른바 ‘총풍’사건이 불거지자 야권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대법원은 2003년 이들에게 징역 2∼3년에 집행유예 5∼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진보’승리…정치권 자제령 속 예의 주시

2000년대 들어서도 북한발 이슈가 선거철의 핵심변수였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양상은 예전과는 달랐다. 2000년 16대 총선 사흘전 김대중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소식을 발표하면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총선결과는 한나라당 133석, 새천년민주당 115석으로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났다. 총선 사흘 전의 발표로 인해 불안심리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2002년 16대 대선 전에는 제2연평해전과 2차 북핵위기가 터졌지만 진보진영인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2010년에는 ‘북풍’이 진보진영에 불었다. 5대 지방선거 전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보수층이 결집, 한나라당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선거결과는 강원, 충남, 충북, 경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내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며 진보의 승리로 기록됐다. 보수진영의 안보이슈에 민주당이 ‘1번은 전쟁, 2번은 평화’라는 구호를 내걸었던 것이 중도층의 민심을 움직인 결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대 상황을 분석해 볼때 현재의 북한발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진단한다. 정치권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당 소속 의원들에게 “개성공단 중단문제나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문제를 이번 총선에 이용하려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자제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지난 12일 비공개 회의에서 “(자칫 여권의 총선용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 종북으로 몰리며 여권의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고 신중한 언행을 당부하는 한편,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답을 요구하고 설명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설명을 제대로 못하면 잘못한 결정이라는 게 드러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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