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여행] 활짝 핀 '핑크빛 연정'… 나도 물들고 싶어라

입력 : 2016-04-15 10:00:00 수정 : 2016-04-14 22:27: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고려산 진달래축제 열리는 강화
수도권에서 생동감 있는 봄을 느끼고, 먹거리와 역사의 숨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단연코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다.

강화도에는 요즘 봄의 대미를 장식하는 진분홍빛 진달래꽃이 활짝 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2016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12일부터 시작돼 26일까지 15일 동안 열린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축제가 평지에서 열리는 것에 비해 고려산 진달래축제는 해발 436m 정상에서 열려 자연 속에서 봄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산을 찾는 시간 동안 진달래꽃 향기에 취해 스트레스를 모두 날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되기에 충분하다.

인천 강화도 고려산진달래축제 첫 날인 12일 많은 관람객들이 고려산 정상을 찾아 활짝 핀 진달래 장관을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려산 정상에 서면 산을 찾는 모든 관광객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100만㎡에 달하는 면적에 붉게 핀 진달래가 관광객을 압도한다. 또 아름다운 서해바다가 푸른 물결을 넘실대며 시원한 바람으로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준다. 거기다 강화 본도는 물론 석모도와 인근 교동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북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순간 누구나 “저기가 어디지?”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개성 송악산이 우뚝 솟아 선명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남북통일’을 생각하게 하고, 강화가 북한과 한강의 사이에 있는 접경지역임을 곧바로 인식시켜준다.

고려산 주변엔 3개의 사찰과 1개의 암자가 1500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한때는 이곳에 자리한 연못을 오련지라고도 하였으며 산이름을 오련산으로, 다섯 개의 사찰을 하나로 묶어 오련사라고도 불렀다. 이후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하면서 고려산으로 개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려산은 고려의 정기를 품은 산으로 진달래가 피는 봄의 모습뿐 아니라 백련사, 적석사 등 사찰과 고인돌 군락지, 오련지, 홍릉 등 문화재가 분포해 있어 역사탐방 위주의 산행에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고려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연개소문에 관한 구체적인 전설이 있는 장소다. 고려산 인근에서 태어나 치마대에서 말을 타고 무예를 닦았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오련지에서 말에 물을 먹였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진달래 군락은 고려산의 북쪽 산등성이를 따라 400m가 넘는 고지대에 형성돼 있어 정상 부근까지는 1~2시간에 올라갈 수 있다.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에 이르는 등산 코스는 모두 5개다.

1코스는 고인돌광장, 2코스는 국화리 마을회관, 3코스는 고비고개, 4코스는 고천리 마을회관, 5코스는 미꾸지고개에서 출발하며 각각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등을 거쳐 정상까지 이어진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1코스는 누구나 무난하게 오를 수 있고, 보통 걸음으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1코스에 마련된 강화역사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안한 주차와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강화군은 올해부터 축제의 주관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전환, 축제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축제부터 이전과는 달리 지역 내 학생들이 참여하는 ‘진달래방송국‘이 운영된다. 이 한시적인 방송국은 관광객을 인터뷰하고, 각종 진달래 축제의 정보를 전달해준다. 무엇보다 고인돌 공원에서 고려산 정상까지 관광객의 각종 재미있는 이야기와 다양한 사연이 소개된다. 주최 측은 우수한 사연에 채택된 관광객에게 지역 내 호텔에서 제공하는 특급 객실 숙박권과 경품을 제공한다.

강화도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공원에서 열린 고려산 진달래축제에서 관광객들이 화전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각종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진달래를 이용한 진달래 화전 만들기 체험전, 진달래 차 시음, 진달래캐릭터와 국내외 진달래분재전시회가 열린다. 또 사진전과 엽서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고, 진달래를 이용한 다양한 강화 특산 음식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곳곳에서 축제의 쏠쏠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고려산 진달래 축제에 참가했다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고인돌 광장 부근에 나란히 있는 강화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은 관광객들이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강화역사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의 역사를 알기 쉽게 전시해 놓았다. 또 강화자연사박물관은 지구와 자연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강화도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골격과 영롱한 빛이 나오는 자수정 원석, 지구에 생존하는 온갖 동식물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에 빠지게 된다. 강화 출신인 고 박제원 선생이 기증한 곤충 표본 1500여점도 관람할 수 있다.

거기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강화 부근리 지석묘(사적 137호)도 인근에 있어 놓치면 아쉽다. 수천년이 지나도 웅장한 자태에 경이감을 느낄 정도다. 고인돌이라 불리는 지석묘는 청동기시대 지배층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강화도 곳곳에 분포되었다.

시간이 남는다면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지역에 세워진 강화평화전망대나 2014년 개통된 교동대교를 지나 교동도의 교동읍성과 국내 최초의 교동향교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특히 토, 일요일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전시, 판매하고 있어 믿고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강화군 관계자는 “아름다운 진분홍빛으로 산을 물들이는 고려산 진달래축제는 수도권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진달래 만개 모습을 보았던 사람을 다시 찾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며 “고려산 진달래축제장을 방문해 도시생활의 복잡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에서 힐링하고 더불어 인근 관광지를 찾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강화=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세계섹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상큼 발랄'
  • 한지민 '상큼 발랄'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