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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이야기와 경쾌한 군무…뮤지컬 '뉴시즈'

입력 : 2016-04-19 16:35:28 수정 : 2016-04-19 16: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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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권력 횡포에 맞선 신문팔이 소년들의 투쟁 공감 가게 그려
에너지 넘치는 군무 압권…합창 두드러지지만 강렬한 '한 곡' 없어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뉴시즈'(Newsies)가 최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개막했다.

'뉴시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에서 신문팔이 소년들을 일컬었던 말이다.

이 작품은 10대 '뉴시즈' 잭 켈리가 뉴욕 전역의 신문팔이 소년들과 연대해 신문 공급 가격을 인상하려는 언론계 거물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에 맞서 파업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세 유럽을 무대로 한 사랑 이야기나 볼거리 위주의 쇼 뮤지컬이 대세인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는 흔하지 않은 시공간적 배경과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한국 관객에게는 제목부터 낯설고, '파업'이라는 소재도 언뜻 무겁게 들릴 수 있지만, 논레플리카(non-replica·원작을 일부 수정 및 각색한 버전) 방식으로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게 다듬었다.

실제로 공연을 보면 치열한 경쟁과 팍팍한 일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신문팔이 소년들의 모습과 오늘날 한국인들, 특히 청년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이 시대 한국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밑바닥 인생,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꿈꾸던 이들이 언론계 거물의 일방적인 신문 공급 가격 인상에 대항하기로 하며 외치는 말들은 한국사회 곳곳에서 자주 듣던 목소리와 같다.

"자기들 마음대로 규율을 바꾸면 안 된다", "우리는 그냥 공평한 거래를 하고 싶을 뿐이야."

주인공 잭이 "미친놈처럼 달려도 앞날이 안 보여. 발버둥 치며 살기 싫어 이젠 더이상"이라고 절규하며 이상향 '산타페'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토로하는 장면은 청년실업과 전세난 등으로 '헬조선', '탈조선'을 말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때문에 신문팔이 소년들이 그들 내부의 불안과 두려움, 비겁함, 절망감을 딛고 언론 권력의 핍박과 압박을 넘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순간, 뭉클함을 전해준다.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하는 신선한 이야기가 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이다. 다만, 극의 막바지 잭과 신문기자 캐서린의 '러브라인'은 다소 갑작스럽다.

이번에 주인공 잭 역으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배우 온주완은 안정적인 연기와 무난한 노래로 구심점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음악은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신문팔이 소년들이 부르는 합창곡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한 곡 한 곡이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는 편이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16∼20명의 신문팔이 소년들이 함께 추는 군무다.

곡예, 발레, 탭댄스 등 젊음 남자 배우들이 단체로 추는 춤은 경쾌하고 힘이 넘친다. 이러한 군무가 곳곳에 배치돼 작품에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는다.

공연은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이어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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