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톡톡 튀는 그림들 속에 비쳐진 30년 예술 행로

입력 : 2016-04-23 03:00:00 수정 : 2016-04-22 20:32: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울가 지음/인문아트/1만4000원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최울가 지음/인문아트/1만4000원


2000년부터 오일 페인팅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로 주목받은 서양화가 최울가. 그의 30년에 걸친 예술 행로가 담긴 책이다. 1980년대 20대 후반에 파리로 건너가 40대 중반에 이른 2000년쯤 뉴욕으로 옮기면서 세계적 화가로 발돋움했다. 작가의 일기와 수필 등이 본능으로 낙서하듯이 배열되었다. 130점의 그림과 문학적 감수성이 물씬 배어난 글이 어우러져 있다.

그림에는 인간, 집, 자동차, 배, 동식물, 가정용 기구, 권총 등 다양한 오브제들이 충돌하며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다. 어린 시절 즐거웠던 순간들과 암울한 현실의 시간들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화면들이다. 그는 어린 시절 무의식 속 즐거웠던 순간들과 위태위태한 현실 사이를 오가는, 지극히 아나키스트적인 세계를 그린다. 작가는 자신을 얽매는 종래 의식으로부터 탈출한다. 이러한 인식을 그림 속에 기호화함으로써 정신적 자유를 얻게 된다.

국내보다는 뉴욕의 세계적 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최 작가, 이제 세계적 작가로 재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 시대가 기다린 문제적 작가로 주목받는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그림의 문학성을 완성하였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다. 그림이 무엇인지,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구의 원시림 아마존과 아프리카는 현대문명의 잠식으로 점점 더 황폐해 가고 있다. 인간의 욕망으로 뿜어내는 열기는 지구를 점점 더 붉게 물들인다. 나 자신 역시도 그 문명 속에 하나의 작은 테러리스트가 되어 존재하고 있기에 그 모순됨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캄캄한 터널 속을 헤매며 하이에나처럼 걸어온 작가의 기나긴 예술 행로가 궁금하기만 하다. 작가의 독특한 그림들은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현대인의 고민을 드러낸다.

정승욱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